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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헌법적 가치에 다시 서야”…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 계엄 사과와 대북 강경 기조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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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헌법적 가치에 다시 서야”…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 계엄 사과와 대북 강경 기조 밝혀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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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의 중심에서 진영승 합동참모의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지난해 계엄 사태로 인한 군 개입부터 ‘주적’ 개념, 9·19 남북군사합의까지. 진 후보자는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한 군 쇄신과 대북 안보 강화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껴안았다. 청문회 최전선에서 발언이 이어지며 정국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진영승 후보자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엄중한 상황에서 국민의 군대로 다시 서기 위해 우리 군은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원칙과 기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상계엄으로 국민께 깊은 우려를 안겨드렸으며, 군 내부적으로 혼란 속에 사기가 저하됐다”며 지난해 12월 계엄 당시 군 동원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합참의장 후보자로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진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군 본연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상관은 적법하게 명령하고 소통하며 공감을 끌어내고, 부하는 이를 믿고 능동적으로 전개하는 군 조직을 만들겠다”며 상하 신뢰 복원을 군 혁신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안보 대응에 관한 소신도 분명히 밝혔다. 진 후보자는 “복합 안보 위협에 이길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를 완비하겠다”고 밝히며, “초국가·비군사 위협을 포함한 전 영역에서 강력한 억제력으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전승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를 위한 핵심 군사능력과 연합·합동작전 수행체계를 조기에 갖추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체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주적’ 인식을 놓고선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질의에 “우리 국가와 국민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적이다. 국가와 국민에 위해를 가하면 합참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 강조했다. 북한의 군사력에 대해 “상당한 핵물질과 현실화된 위협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9·19 남북군사합의와 관련해서는 전방 긴장 완화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군사 대비태세 유지에 방점을 찍었다.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한 목적에 부합한다”면서도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공백이 생기면 국민이 불안해질 수 있다. 부족함 없이 대비하고, 전방에서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선 진 후보자의 잇단 사과와 군 혁신안에 대해 여야 모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댔다. 일부 야당 위원들은 계엄 동원 등 군의 정치 개입 소지에 대한 추가 질의를 이어갔고, 여당 측은 대북 억제력 강화 및 전작권 전환 달성 역량을 중점 검증했다.

 

향후 청문회 결과와 대통령의 최종 임명 여부에 따라 군 수뇌부 개편과 대북 안보라인 운용 기조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계엄 사태로 위기가 불거진 군의 신뢰 회복과 전작권 이양 후에도 공고한 한미연합방위 체계 유지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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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승#합참의장후보자#국방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