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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자동차 대미 투자 확대”…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삼성이행·SK하이닉스·현대차 협력 청사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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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자동차 대미 투자 확대”…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삼성이행·SK하이닉스·현대차 협력 청사진 제시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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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제 동맹의 핵심인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를 둘러싼 투자 경쟁이 재점화됐다.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배터리·조선 등 산업 협력 프로젝트 논의가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현지 투자안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만남을 앞두고 경제 협력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국내 산업계의 대미 진출 동력이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 내 전체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은 뒤 “165억 달러는 최소치에 불과하다. 생산량은 몇 배 많아질 것”이라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테슬라·애플과의 대규모 칩 계약 체결을 전후로 미국 방문 일정을 이어가며, 미국 현지 공장 증설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38억7천만 달러를 투입해 차세대 HBM 후공정 공장 구축에 돌입했다. 본격 양산은 2028년으로 계획됐으며, 1천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 같은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의 일환으로, SK하이닉스 측은 “미국 현지서 기술·일자리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3사 역시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오하이오·테네시 등지에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현대차·혼다 등 미국·일본계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전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 협업해 인디애나주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라인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도 포드, 현대차 등과 합작 투자로 미국 내 6개 배터리 공장을 단계적으로 증설 중이며, 전체 투자액은 108억 달러에 달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은 필수”라면서도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투자 축소라는 변수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도 협력 기조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부품·물류·철강·미래산업 분야에 210억 달러(29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라인 확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은 물론 인공지능, 로보틱스,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서 현지 기업과의 협업이 예고됐다.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 역시 미국 항공기 제조사와 327억 달러(48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항공·항공기 부품 시장까지 양국 산업 협력의 외연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 확대가 향후 한미 정상회담의 경제 성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와 정부는 “미국 내 생산 확대는 수출시장 방어와 기술 주도권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 해석하면서도, 대외 정책 리스크와 국내 산업 생태계 유출 우려 등 복합 변수를 관리할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향후 정부는 투자 확대와 국익 보호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해 산업계 및 정치권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25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세부 협력 방향이 확정되면 정치권은 관련 정책 및 후속 조치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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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