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자사주 매입 사상 최대치 전망”…빅테크·금융 주도, 주가 고평가 논란 확산
현지시각 11일, 미국(USA) 증시에서 올해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1조1천억 달러(약 1,5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보도됐다. 이번 발표는 대형 테크기업과 금융사가 매입을 주도하는 가운데, 과거 감세 정책이 이익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리서치업체 비린이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올 들어 이미 9,836억 달러(약 1,370조 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연말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따라 연간 누적 금액은 1조1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소수의 빅테크가 자사주 매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알파벳도 700억 달러 수준을 예고했다. 금융권에선 JPMorgan,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이 500억~200억 달러에 이르는 매입을 결정하며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자사주 매입의 절반 가까이가 상위 20개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기업 순이익 개선을 꼽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USA)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여력도 함께 늘어났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발행 주식 수 감소와 지분가치 상승, 주가 부양 효과를 가져온다.
한편,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과도하게 이루어질 경우, 기업 성장 투자 여력을 떨어뜨리거나 주가 거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사상 최대치의 유동성을 보유하고도 최근 1년간 자사주 매입을 중단해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전략을 근거로 미국 증시가 이미 고점에 달했다고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 역시 연례 서한을 통해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주주환원 수단에 그치면 안 되며, 장기 성장 투자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 등 주요 매체들은 미국 기업들이 주주 환원과 미래 투자 간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시장의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고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미국(USA) 주식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주가 거품 논란이 시장과 기업의 전략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