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방글라데시 화물터미널 화재, 직접 피해 1조4천억 원”…글로벌 공급망에 ‘의류 대란’ 우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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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8일, 방글라데시(Bangladesh) 수도 다카(Dhaka)의 하즈라트 샤잘랄 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한 피해액이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최대 산업인 의류업계와 제약·액세서리 분야의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서방 주요 수입업체들의 납기 차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유력지 ‘데일리스타’가 2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의류업계 901개 업체가 직접적으로 1천만 달러(약 142억6천만 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제약업계 32곳은 20억 타카(약 234억 원), 액세서리 업계도 2억3천만 타카(약 26억9천만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화물터미널에 보관 중이던 수입 원재료 및 중간재 소실로, 방글라데시 수출산업 전반의 생산 일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방글라데시 화물터미널 화재 피해 1조4천억 원 추산…의류 생산 최소 2개월 차질
방글라데시 화물터미널 화재 피해 1조4천억 원 추산…의류 생산 최소 2개월 차질

방글라데시는 세계 2위 규모의 의류 수출국으로, 올 연말 서방 시장은 성탄절 특수 수요를 맞는 최대 대목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납기 불이행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수출 타격과 위약금, 납기 지연 할인 등 2차 피해가 예상된다.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수출협회(BGMEA)의 이나물 하크 칸 수석부회장은 “화재로 원재료와 중간재가 전소돼 피해 공장들은 최소 2달 이상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 역시 향후 7~8개월에 걸친 원료 재입고 절차와 행정 지연, 금융 대출 등 복합적 문제로 고전할 전망이다. 액세서리 업체들은 재수입에 최소 1개월을 더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전체 산업계의 타격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납기 지연에 따른 신뢰 하락이 장기적으로 방글라데시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제 수주 감소, 글로벌 바이어 이탈까지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글라데시 당국은 화재 원인과 관련해 방화 또는 파괴공작(사보타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며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외신들도 이번 사태의 글로벌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CNN과 BBC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업체들의 공급망이 방글라데시 화재로 직접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정상급 관계자 역시 “피해 집계가 진행 중이며, 산업 전체에서 피해 업체와 금액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가 글로벌 섬유·제약 공급망의 허약성을 노출한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관련 업계는 추가 피해 최소화와 납기 회복을 위해 빠른 원재료 조달 및 생산 재개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사회는 방글라데시 화물터미널 화재가 향후 국제 공급망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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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류제조수출협회#화물터미널화재#글로벌공급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