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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1조엔 자금조달 돌입”…연쇄 구조조정 신호탄→글로벌 완성차 업계 긴장
국제

“닛산 1조엔 자금조달 돌입”…연쇄 구조조정 신호탄→글로벌 완성차 업계 긴장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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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의 미묘한 저녁 공기에, 긴장과 기회의 기류가 동시에 번진다. 세계 완성차 시장의 거인, 닛산자동차가 내년,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7조7천억 원 규모의 만기 부채를 앞두고 치열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이 시장 곳곳에서 메아리친다. 닛산의 대규모 자금조달 추진 계획이 전해진 직후, 닛산 주가는 지난 일주일간 4.6%나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품었다.

 

닛산은 1조 엔 규모의 자금 유치 방안을 밝히며, 이중 6천300억 엔은 전환사채와 회사채 발행, 나머지는 영국 수출금융보증의 그늘 아래 10억 파운드 신디케이트론 등 다양한 방식을 선택했다. 회사는 르노와 배터리기업 AESC의 지분,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의 생산기지 매각까지 고려하는, 깊은 고뇌가 묻어나는 전략을 내놓았다. 요코하마 본사나 미국 내 핵심 부동산도 세일 앤 리스백 대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닛산자동차, 1조엔 자금조달 추진에 주가 4.6% 상승…내년 만기부채 7조7천억원 부담
닛산자동차, 1조엔 자금조달 추진에 주가 4.6% 상승…내년 만기부채 7조7천억원 부담

닛산이 공격적인 자금조달 행보에 나선 원인은 냉정하다. 2025년 3월 잉여 현금 흐름이 0에 가까울 것이란 내부 전망과, 현 미 관세가 유지될 경우 추산되는 4천500억 엔의 영업손실 그림자가 경영진을 짓눌렀다. 관세만 풀려도 손실은 3천억 엔에 달한다.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올 2분기 내 일부 자금 조달을 이사회에 상정했으나 최종 승인 절차는 아직 안갯속이다.

 

자산 매각과 대출, 구조조정까지 거론되는 변수는 세계 완성차 업계의 위탁망을 들썩이게 한다. 닛산은 현재 2조2천억 엔의 현금 및 신용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지만, 선명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일부 일본 언론과 외국통신은 닛산이 일본 내 두 곳을 비롯해 세계 네 개의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는 관측을 냈다. 전문가들은 만기부채 부담, 글로벌 관세 정책, 자산 매각 현황이 닛산 경영 전망에 치명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닛산의 이번 행보는 돌이킬 수 없는 한 시절의 분기점임이 분명하다. 글로벌 무역긴장과 수익성 악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맞물리며 구조조정의 파고가 닛산뿐 아니라 자동차산업 전반에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일본 재계는 이 같은 닛산의 결단이 산업 생태계 재편의 서막이 될지, 혹은 한시적 미풍에 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 업계 역시 변화의 완벽한 함의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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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자동차#자금조달#만기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