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일 ‘찻잔의 이별’ 흐르는 밤”…가요무대, 낭만 선율→마음 한켠 물든다
가을밤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순간, 윤수일과 한가빈이 만들어낸 섬세한 선율이 ‘가요무대’ 1914회 첫 장을 수놓았다. 두 사람이 전한 ‘찻잔의 이별’은 점점이 켜켜이 얹힌 세월과 감정의 결을 품어내며, 잊히지 않은 사랑과 이별의 순간을 따뜻하게 소환했다. 낭만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목소리, 그리고 무대 위에서 퍼지는 음악의 은유가 회색 도시의 창밖을 가득 채웠다.
이어 조정민의 ‘카페에서’가 펼쳐지자 미묘한 쓸쓸함과 함께 도시인의 일상이 무대 위로 스며들었다. 류기진은 ‘그 사람 찾으러 간다’의 청량한 미소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고, 현숙 특유의 밝음이 더해진 ‘푹 빠졌나 봐’가 무대를 한층 경쾌하게 만들었다. 나진기의 ‘애정이 꽃피던 시절’에는 지난 시간에 대한 아련함이 묻어났으며, 풍금이 불러낸 ‘방랑시인 김삿갓’과 하나영의 ‘비 내리는 영동교’, 김의영의 ‘다방의 푸른 꿈’은 한 시대의 공기와 세월의 결을 진하게 포착했다.

양지원의 ‘용두산 엘레지’에는 원곡의 절절한 마음이 신선하게 재현됐고, 지선(러브홀릭)의 ‘안개’가 뿌연 여운을 남겼다. 손희주의 ‘하와이 연정’, 구수경의 ‘황혼의 엘레지’, 고유의 ‘우수’ 무대는 각각 사랑, 이별, 그리고 계절이 오가는 감정을 짙게 새겼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윤미가 ‘둘이서 걸어요’ 원곡자로 무대에 서자 객석은 환호로 물들었고, 문희경의 ‘잊으리’는 담담한 해석 속에 또 다른 위안을 만들어냈다.
부드럽게 굴곡진 감정의 물결은 마지막 무대까지 이어졌다. 윤수일이 ‘살아있다는 것으로’를 남기며 진하게 남긴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드리웠다. 각 무대마다 사랑과 그리움, 찬란했던 시절의 단면이 오롯이 살아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금 흔들었다.
‘가요무대’ 1914회는 9월 15일 월요일 밤 10시, 시청자 곁을 지키는 낭만의 무대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