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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관중석·폭염 이중고”…FIFA 클럽월드컵, 초라한 미국 데뷔→2026월드컵 준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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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관중석·폭염 이중고”…FIFA 클럽월드컵, 초라한 미국 데뷔→2026월드컵 준비 ‘적신호’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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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에 휩싸인 경기장, 기다림보다 더 깊은 정적이 잔디 위를 감쌌다. 팬들의 응원은 좀처럼 메아리치지 않았고, 무더운 공기가 선수들의 숨 끝을 조였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미국에서 적지 않은 숙제를 안고 첫 무대를 치렀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7만1천석 규모 경기장엔 첼시와 LAFC의 명문 대결임에도 2만2천137석만이 메워졌다. 5만 석이 넘게 비어버린 관중석은 미국 내 클럽월드컵 흥행의 첫 단추가 예상과 달랐음을 보여줬다.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7만여 관중이 첼시를 맞았던 장면과는 대조됐다. 

“썰렁한 관중석·무더위 이중고”…FIFA 클럽월드컵, 미국서 흥행 부진→2026월드컵 우려 확산
“썰렁한 관중석·무더위 이중고”…FIFA 클럽월드컵, 미국서 흥행 부진→2026월드컵 우려 확산

경기 티켓 가격 역시 킥오프 이전 6만8천원 수준서 4만8천원까지 미끄러졌다. 첼시의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이날 "경기장 분위기가 이상했다. 관중석이 비었지만 우리는 프로 선수로서 적응해야 한다"며 씁쓸한 소회를 밝혔다.

 

무관심만이 유일한 난관은 아니었다. 32도를 넘어선 더위가 현장 곳곳을 뒤덮었다. 파리생제르맹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의 조별리그 시합 역시 29도 이상의 땡볕 아래 열릴 전망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티자니 레인더르스는 "선수들이 무더위를 걱정한다"고 덧붙였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르코스 요렌테는 "경기를 뛰기 힘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경기 시간은 유럽 팬에게 유리하지만, 선수들에겐 고역이었다"고 토로했다.

 

FIFA는 32개 팀, 10억달러 상금 등 역대 최대 규모에 걸맞은 흥행을 노렸다. 하지만 일부 경기의 티켓 판매 부진과 사전 마케팅 약화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지 언론은 도시간 축구 열기의 차이와 소극적 홍보, 그리고 후끈한 기온마저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리허설 성격이다. 하지만 초반부 관중 동원 저조, 환경적 변수로 드러난 허점들이 월드컵 안전 개최에 큰 물음을 남겼다. 남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일정에서 얼마나 다른 변곡점을 그릴 수 있을지, 글로벌 축구계의 관심이 더 뜨겁게 쏟아지고 있다.

 

텅 빈 관중석 너머 어딘가에선 여전히 희망의 목소리가 기다린다. 경기장을 지나는 여름의 열기처럼, 팬들의 아쉬움과 기대 역시 미국 축구의 내일로 번진다. FIFA 클럽월드컵의 도전과 남겨진 적막. 그 현장은 2026 월드컵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질문을 건넨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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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클럽월드컵#미국#관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