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건, 디즈니 마블 질타”…DC와 마블 창작 철학 충돌→헐리우드 향후 경쟁 구도는
한 여름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 할리우드의 거리에는 여전히 새로운 꿈이 피어오르지만, 그 꿈이 자라나는 방향을 두고 거장들은 고요한 전쟁을 치른다. DC 스튜디오의 CEO이자 거침없는 창작자로 이름을 남긴 제임스 건은, 최근 미국 문화 산업의 심장부를 건드리는 발언으로 조용한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16일, 제임스 건은 롤링스톤과의 심오한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의 출시와 더불어 마블 콘텐츠 생산량 증대를 요구한 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매해 얼마의 작품을 만들라는 강요가 없다. 그저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만들면 그뿐”이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방향성에 질문을 던졌다. 양적 확장보다는 완성도와 창의성의 균형이, 영화 예술에 깃드는 본질임을 일깨웠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비평을 넘어, 할리우드를 장악해온 산업적 대서사 구조에 근본적인 성찰을 촉구하는 외침처럼 들린다.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로 제작을 시작하는 관행, 품질보단 속도를 중시하는 시스템에 그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건의 우려는 최근 스트리밍 중심의 사업전략이 자주 논란이 된 마블과 디즈니의 행보와 교차하며 영화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제임스 건은 스스로 영화계의 탐험자다. 마블 대표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인류애와 유머, 우주적 상상력을 선사했고, DC에선 공동 회장 겸 CEO로 미래를 설계 중이다. 컨텐츠 시장의 세기적 전환점에 선 건은, 창작의 자유와 완성도를 위한 여유로움이 결국 대중적 공감과 오랜 생명력을 창조한다고 믿는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온 디즈니와 마블에 대한 건의 비판은, 단순한 제작 지침의 문제를 넘어, 창작과 사업, 예술과 전략 사이의 흔들림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DC와 마블, 두 거인의 창작 철학 충돌은 할리우드 전체 경쟁 구도의 재편을 예고하며, 업계 전반에 새로운 실험 정신의 바람을 불러올 조짐이다.
국제사회 역시 이 변화의 흐름을 속속 주시한다. 미국 내 창작예술의 본질적 논쟁은 넷플릭스, 애플TV 등 글로벌 거대 플랫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등 글로벌 영화산업은 창작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던지며, 예술의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