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車관세 투자 압박”…GM 중심 대미생산 확대→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과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기지는 정교하게 재구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GM 등 국내 관련 기업들에도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최근 발표한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대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완성차 브랜드들은 단기적으로 현지 판매전략 수정, 부품 조달처 재편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섰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공장 이전 등 본격적인 미국 투자 확대안을 병행하고 있다. 포드,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미국 브랜드들은 모델별 가격 방어에 집중하는 한편, GM은 인디애나, 뉴욕, 오하이오 등 미국 내 주요 공장에 대한 40억 달러(약 5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한편, 유럽·아시아 브랜드들은 미국 시장 수출량을 줄이고, 옥내 재고와 가격 동결 정책으로 관세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미국 선적을 일시 중단하거나, 엔트리급 모델의 미국 판매를 조정 중이다.

특히 GM은 미국 내 조립공장 확장과 함께 멕시코, 캐나다 생산공장의 감원 및 가동 중단을 선언하며, 해외 생산물량 축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나다 오샤와 공장의 700명 감원, 멕시코 생산 쉐보레 블레이저 등의 미국 생산 전환이 대표적이다. 스텔란티스도 일부 픽업트럭을 캐나다·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한다.
비(非) 미국 브랜드의 전략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연간 생산량을 120만 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BMW, 벤츠, 도요타, 혼다 등도 현지 공장 확장과 생산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같이 주요 글로벌 브랜드가 대미 투자를 선택하며,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 정책이 궁극적으로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수입차 시장 장벽을 높임과 동시에, 미국 완성차업체의 해외 생산기지 감축이라는 또 다른 시장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 역시 "GM 등 미국 브랜드의 해외 생산 축소 기조가 한국GM 등 국내 생산기지에 우려를 더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유연한 공급망 전략과 현지화 투자를 병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