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카타르·이라크 미군기지 제한 타격 여파”…국제 유가 7% 급락→중동 확전 우려 일시 해소
바람이 뜨겁게 일렁이던 중동의 하늘 아래, 분쟁의 여진이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 6월 23일, 국제 유가는 복잡한 지정학의 실타래 속에서 짙은 변동성을 드러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카타르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로 제한되며,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나들던 브렌트유 가격은 7% 넘게 미끄러지듯 하락했다. 전일 대비 7.5% 하락한 71.27달러로 ICE선물거래소의 종가는 무겁게 안착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긴장된 여운을 남긴 채 69.40달러로 6.0% 떨어졌다.
이란이 선택한 제한적 보복은 예기치 못한 전면 충돌로의 전이를 거부한 신호였다. 자국 핵시설 3곳이 폭격당한 뒤, 21일부터 고조되던 긴장 감도 속에서 23일 자정, 이란 미사일은 오직 카타르와 이라크의 미군기지만을 겨냥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 타격 이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카타르 정부와 사전적 조율에 나섰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모두에게 출구전략을 허용하는 상징적 대응”이었다고 평했다. 출구를 마련한 타협의 폭격만이 남긴 흔들림이었다.

시장 전문가 에너지애스펙츠는 “공격이 사전적으로 예고됐고,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시장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날 유가의 급락은 그만큼 중동 확전 우려가 한 박자 물러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를 향한 불확실성의 그림자는 길게 남아 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 변동의 실마리를 남기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회피 본능을 일순간 접게 만들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추가적인 대응 가능성과 원유 공급선의 향방은 여전히 변동성의 불씨를 품고 있다. 수많은 원유 수송로가 교차하는 이 지역의 긴장이 완전히 봉합되기 전까지, 시장의 조용한 밤은 오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이란의 의도적 절제에 주목하며 신중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미국과 중동 각국 정부는 향후 추가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의 흐름은 아직 결론나지 않은 이란-미국 대응전의 향배와 중동 정세 변화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풍전등화의 시장은 잠시 숨을 고르지만, 오는 날들의 불확실성은 더욱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