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암호화폐 거래액 25% 급감”…글로벌 불확실성에 위험회피 확산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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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액이 25.0% 급감하며 투자심리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월 23일 7시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3조 9,4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일보다 1조 3,131억 원이 줄어든 규모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2조 4,807억 원(62.9%)으로 가장 컸고, 빗썸 1조 2,807억 원(32.5%), 코인원 1,587억 원(4.0%), 코빗 226억 원 순이다. 거래액 감소는 미국 증시의 대중(對中)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검토와 대형 기술주 실적 쇼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강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는 0.71%, S&P500은 0.53%, 나스닥은 0.93%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36% 급락했다. 변동성 지수인 VIX는 18.60으로 전일 대비 4.09% 상승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 국내 코인시장에도 즉각 전이됐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억 6,354만 원으로 전일 대비 15만 원(0.09%) 오르며 강보합을 보였다. 그러나 10월 8일 기록한 최근 50일 고점(1억 7,801만 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조정 구간에 머물고 있다. 이더리움은 5,726,000원으로 1.90% 하락했고, 리플(XRP)은 3,576원으로 1.97% 내렸다. 도지코인은 287.0원으로 2.05% 하락해 밈코인 전반에 약세가 확산됐다. 파이코인 역시 282.1원으로 3.77% 하락 마감했다.

 

거래소별 거래동향을 보면 업비트에서는 테더(3,376억 원·1.06% 상승), 이더리움(2,912억 원·2.06% 하락), 리플(XRP)(2,738억 원·1.97% 하락), 비트코인(2,379억 원·0.03% 상승)이 거래대금 상위에 올랐다. 알트코인 중 아반티스(7.60%↑), 클리어풀(16.91%↑), 신퓨처스(12.94%↑) 등 일부 종목은 단기 강세를 보였지만, 솔라나(-2.43%), 바운스토큰(-2.47%), 도지코인(-2.05%) 등 주요 코인이 다시 약세로 전환됐다. 빗썸 역시 테더·이더리움·리플·비트코인 등 주력 자산의 거래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외부 충격에 대응한 ‘보수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승혁 디지털자산연구원 연구원은 “미·중 무역 긴장과 글로벌 기술주 실적 부진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알트코인 비중 축소와 비트코인·이더리움 중심의 포트폴리오 관리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거래대금 급감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손절 기준을 명확히 하고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레버리지 비중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공식 규제 움직임과 글로벌 금리 경로도 투자자 경계심리에 영향을 준다. 미국은 중국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소프트웨어 수출까지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12월까지 미국 연준의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96.5%로 반영되는 등 금리 변수도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 최근 24시간 기준 비트코인 거래의 87.11%가 달러 결제로 이뤄지고 있어, 외환시장 상황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50일 최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 부담이 상존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글로벌 이슈와 대형 기술주 실적발표, 금리 결정 등 이벤트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와 거래 패턴이 출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손실 제한 규칙을 철저히 지키는 원칙적인 대응만이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국내외 거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구간이 짧지 않을 것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과와 대형 글로벌 기업의 실적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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