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간성 약화 우려 커졌다”…미국, 수용 확산 속 신뢰와 불안 교차
현지시각 21일, 미국(USA)에서 인공지능(AI) 확산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5년 6월 미국 성인 5,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이 AI 확산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해 4년 전(37%) 대비 크게 높아졌다. 이번 결과는 첨단기술과 인간성, 그리고 미래 사회 신뢰 기반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3%는 AI가 일상·단순 업무에 유용할 것으로 봤지만, 61%는 이에 대한 개인 지배력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57%는 실제로 AI 도입에 거의 통제권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이는 기술이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빠르게 스며드는 사회상을 보여준다. 특히 53%가 AI로 창의적 사고가 약화될 것이라고 걱정했으며, 인간관계 능력 저하 역시 절반의 우려를 샀다. 창의성과 인간적 연결 강화 기대 비율은 각각 16%와 5%에 머물렀다. 한 응답자는 “인간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간성이 형성된다”며 변화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했다.

세대별로 보면 30세 미만의 젊은 세대가 AI 정보 접근도가 높음에도(62%) 오히려 61%가 AI 확산이 창의성 저해로 이어질 것이라 답했다. 이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층은 42%에 그쳐, 세대별로 인식 온도차도 뚜렷했다.
이 같은 불안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스탠퍼드대 HAI의 2025년 AI 인덱스에 따르면, 선진국 전반에서 효율성 인정에도 불구하고 AI의 순효과가 긍정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영국(38%), 독일(37%), 미국(35%) 등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 여부 역시 큰 쟁점으로 부상했다. 응답자 76%는 AI 생성물 판별이 중요하다고 봤지만, 실제로 이를 가려낼 능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KPMG 글로벌 신뢰 보고서도 AI 기업 신뢰도가 지속 하락세임을 보여준다.
전체 응답자 57%가 AI의 사회적 위험성을 높게 평가했고, 기업이나 정책 주체에 대한 신뢰 저하, 인간 능력 저하와 같은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소수자 및 장애인 그룹의 부정적 인식은 생성형 AI가 기존 편견을 강화한다는 지적과 연결된다.
반면 AI 전문가 대상 별도 조사에선 56%가 향후 20년간 AI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봤다. 이는 일반 국민(17%)과 큰 격차를 보이며, 기술 발전 이득의 분배와 소통 부족이 사회적 갈등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계심은 더욱 엄격한 정부 규제 요구로 이어진다. 갤럽-SCSP의 2025년 조사에서는 미국인 72%가 AI 산업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지 매체 디크립트(Decrypt)와 뉴욕타임스 등도 “AI 시대 신뢰와 인간성 원칙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문가들은 AI의 역기능 통제 및 사회적 신뢰 회복, 그리고 다양한 집단 간 인식차 해소가 미국 포함 글로벌 정책 논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기술 확산이 미래 사회 질서와 인간적 가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사회의 지속적 주목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