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윤석열 통화 직후 ‘국회 단전’ 언급”…계엄사 방첩부대장 법정 증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계엄령 당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국회 단전 등 강경 조치가 언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025년 8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한 김영권 국군방첩사령부 방첩부대장(대령)은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김영권 대령은 계엄령 선포 당일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곽종근 전 사령관과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김 대령에게 “곽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하는 장면을 목격했냐”고 물었고, 김 대령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김용현 전 장관이나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과 통화할 땐 '단결'이라는 구호와 함께 장관님, 총장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한 통화에서는 매우 경직된 모습이었다"며 "통화 후 주임원사에게 누구와 통화한 것이냐고 묻자 '코드원', 즉 대통령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대령은 ‘코드원’이 대통령을 의미하는 이유에 대해 “방첩사 등에서 경호 임무를 수행할 때 통상 VIP나 코드원은 대통령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곽 전 사령관이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이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테이저건, 공포탄, 의사당 강제 단전 등 강한 수위의 단어들이 오갔다”고 증언했다. “직접 단전을 지시한 것은 아니었으나, 본인이 직접 나설 수 없으니 전기라도 끊을 수 없느냐는 취지였던 것으로 이해한다”고도 덧붙였다.
통화 직후 707특임단 등 계엄군이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는 분위기도 전해졌다. 김 대령은 "곽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과 통화하며 목소리 톤이나 외형적 자세가 굳은 채 ‘들어가겠습니다’를 반복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된 후 이날까지 네 차례 연속 내란 혐의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 의견에 따라 물리력 행사가 어려워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계속했다.
정치권은 내란 혐의를 둘러싼 법정 진술과 교차 증언이 이어지면서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회와 법원은 추가 증인 신문 및 관련 자료 검토 등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