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 통보 하루 전”…윤석열, 해병특검 조사 일정 재조율 속 긴장 고조

순직 해병대원 채상병 사건을 둘러싸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섰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변호인단이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을 전격 통보하면서 정치권 내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교정공무원 지휘권 등 모두 가능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2일 "금주 변호인들의 재판 일정으로 출석이 불가하다"며 "특검과 추가로 날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팀이 요구한 출석일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가, 변호인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을 결정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방문 조사를 희망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처럼 직접 출석해 대면조사를 받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구치소 방문 조사를 원한다는 의사는 전달받았으나 출석해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속 출석을 거부할 경우 교정공무원 지휘권 등 강제구인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순직해병특검법에는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에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법원의 영장 집행을 위한 교정공무원에 대한 지휘권'이 명시돼 있다. 정 특검보 역시 "향후 윤 전 대통령 조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김건희 여사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특검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 특검팀은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자필 옥중 서신에서 특검이 지인들에게 불법행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정 특검보는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며 실제로 행동했고 금전거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당사자들에게 물어본 사실은 있다"며 "수사상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참고인 신분으로 두 차례 특검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특검팀은 자산 형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와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정치권은 윤 전 대통령의 불출석과 특검팀의 강경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특검의 구인 강행 여부, 정국 파장과 총선 정국에서의 파급력이 주목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날짜를 재조율하는 한편, 필요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