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3분만에 뇌졸중 진단”…가천대, 응급 골든타임 혁신
AI 기반의 신속 진단 시스템이 응급의료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최근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도입한 AI 의료시스템 ‘StroCare Suite’는 뇌졸중 환자 진단에서 ‘골든타임’의 개념을 새롭게 쓰고 있다. 기존 진단 방식 대비 3분 이내로 뇌출혈, 뇌경색, 대뇌동맥 폐색을 판독해 신속 치료를 가능하게 하면서, 의료 현장에 실질적인 파급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응급 AI 의료 진단의 실전 도입 경쟁을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가천대 길병원이 적용한 StroCare Suite는 CT 촬영 이미지를 비조영 방식(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CT)만으로도 정밀 분석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다. CT 촬영 후 3분만에 중앙 모니터 및 의료진의 모바일로 ‘좌측 중뇌동맥 폐색 의심, 확률 99.85%’ 등 구체적 진단 메시지가 자동 전송된다. 기존에는 영상의학전문의가 판독해야 확진 및 치료 계획이 결정됐지만, AI 시스템 도입으로 판독 시간을 최소 10~20분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단순 보조 수준이 아니라, 응급상황의 임상적 결정을 앞당기는 일종의 의료진 디지털 파트너로 기능한다.

특히 StroCare Suite는 조영제 없이도 신속히 주요 뇌혈관 폐색 여부, 출혈·경색 구분 등을 모두 자동 판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이 시스템 적용 후 뇌졸중 환자의 확진 시점을 평균 30분 이상 앞당겼다. 그 결과 49분 만에 약물 투여, 84분 만에 혈관 내 혈전 제거 시술 등 국제 기준(60~120분) 대비 현저히 빠른 치료가 이뤄지고, 생존율과 회복률도 높아졌다.
국내 무엇보다 응급의학과 전문 인력이 야간·휴일에 항시 상주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AI 판독은 지연 위험을 보완하고 있다. 의료진은 "AI가 제시하는 정보를 진단 출발점으로 활용해, 경험과 결합한 신속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의료 AI 도입 전에는 ‘AI로 영화 속 장면을 구현한다’고 여기던 것이, 이제는 응급실 현장의 일상 풍경으로 정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영상진단 AI의 응급 실전 적용 사례가 확산 중이다. 미국에서는 FDA 승인 AI 기반 영상분석 솔루션들이 대학병원 및 지역응급센터에서 상용 활용되고 있다. 유럽 연합의 EMA 역시, 응급 뇌졸중 진단 보조 AI의 임상적 효과와 윤리 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공공 의료 데이터와 AI 결합을 공식화하는 추세다.
국내에선 식약처가 의료기기 3등급 소프트웨어로 AI 영상진단 솔루션의 임상 근거와 환자 안전성을 엄격하게 심사 중이다. StroCare Suite와 같은 응급의료 AI는 특정 질환 중심의 허가 절차와 데이터 보안, 의료진 최종 판단 책임 등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응급 의료 AI는 진단의 속도·정확성만큼 의료 현장 데이터, 안전성 입증, 전문가 대응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실질 도입이 안정화된다”고 짚는다. 산업계는 이제 AI 기반 진단 시스템이 환자의 생사와 직결되는 ‘골든타임’ 확보에서 현실적 혁신 도구로 자리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