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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추모는 존중과 기억의 자리”…김민석 총리, 3주기 행사 준비에 유가족 목소리 반영 강조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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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방식과 희생자 존중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3주기 행사 준비의 핵심에 ‘희생자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고 나섰다. 행사 준비에 유가족과 정부가 공동참여하기로 하면서, 관련 정책 추진 과정에도 희생자 목소리가 직접 반영될 전망이다. 재난 기억을 아카이브화하고 안전을 재점검하려는 노력도 함께 제기됐다.

 

김민석 총리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추모 행사를 희생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중심에 두고 정부와 위원회가 성심껏 함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다”며 “추모의 시간을 넘어 우리 사회가 실천하는 기억과 약속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이태원 참사 3주기 행사는 유가족과 정부의 공동 추진으로 진행된다. 12개국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역시 참여해 국제적 연대의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피해자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하고 회의 결과를 공유하는 등 운영 세칙안을 보완해 피해자 권리 보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추모위원회는 참사 관련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10·29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과 함께, 이태원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과 이태원 지하철 역사 명칭에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병기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상인 의견을 반영하기로 해,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기대된다.

 

회의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등 정부 및 민간위원들이 참석했다. 김민석 총리는 회의 후 종로구 추모 공간 ‘별들의집’을 방문해 유가족과 현장 간담회도 진행했다. 그는 “참 아픈 시간이 지나갔다”며 “그날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함께 아파하고 기억하려기보다는, 되레 2차 가해와 같은 일들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김민석 총리는 “3주기 행사를 시민과 정부가 함께 치르는 과정이 이런 아픔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층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더 안전하고 책임 있는 사회로 갈지 추모위원회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유가족과 함께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국민 모두에게 아픔을 나누고 덜어내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반면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그간 한국 사회에서 바람직한 방식의 애도와 추모가 부족했다”며, “현 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치권은 이번 추모 일정과 위원회 결정이 사회적 공감대, 재난 대응 시스템 개선, 유족 치유 지원 확대 등 여러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추모 사업 및 피해자 지원, 안전 시스템 재정비와 관련된 정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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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총리#이태원참사#추모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