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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부 우크라 방문 배경 수사”…특검, 박진 전 외교장관 7시간 조사
정치

“윤석열 부부 우크라 방문 배경 수사”…특검, 박진 전 외교장관 7시간 조사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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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2023년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정치적 충돌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4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7시간 넘게 조사를 받으면서, 정국은 특검 수사 방향에 따라 다시 격랑에 휩싸일 조짐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방문 경위, 삼부토건 주가 급등과의 연관성, 캄보디아 개발원조 청탁 의혹 등 복수의 쟁점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박진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설치된 특검팀 사무실에 오후 2시경 출석한 뒤 밤까지 조사실에 머물렀다. 현장에서 박진 전 장관은 “(특검팀에) 알고 있는 대로, 기억하는 대로 말씀을 드렸다”고 밝혀,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 과정에 대해 진술했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상대로 2023년 7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애초 순방 일정에는 없었던 우크라이나를 갑자기 방문하게 된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동시에 당시 이 방문 시기와 맞물려 삼부토건의 주가가 급등한 점에 주목, 윤 전 대통령 부부 또는 참모진이 시세 조종이나 관련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도 수사했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사업 진출을 홍보해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주가 부양 및 매도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당시 여행금지국가였던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과정의 적법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법적 절차와 외교 라인 공조 여부, 외교부 내부 보고 체계 등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또한 특검팀은 이날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둘러싼 ‘건진법사 청탁’ 의혹도 함께 조사했다. 통일교 측이 전성배씨(일명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 등 고가의 선물을 전달하며, 교단의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확대가 주요 청탁 사안으로 거론됐다. 실제로 2022년 6월,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렸다. 특검팀은 최근 ODA 사업을 집행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압수수색하는 등 돈의 흐름과 정책 결정 과정까지 추적 중이다.

 

정치권은 지켜보는 분위기 속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이 중대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적법 절차, 공직자 이해충돌 여부, 정책 결정의 투명성 등 한국 정치의 고질적 의문점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

 

향후 특검팀은 추가 소환 조사를 예고하지 않은 채, 관련 증거 분석과 참고인 진술 보강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한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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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윤석열#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