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끝까지 버텼다”…안혜진, 부상 딛고 GS칼텍스 역전승→조별리그 선두 질주
오랜 시간 벤치를 지킨 후 코트로 돌아온 안혜진의 얼굴에는 해묵은 기다림의 감정과 각오가 함께 서려 있었다. 여수 진남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 사이에서, 복귀 무대에 선 안혜진이 GS칼텍스의 중심을 지키며 풀세트를 이끌었다. 부상에 따른 쓰라린 재활의 시간이 결실로 이어졌고, GS칼텍스는 극적인 역전극과 함께 다시 한 번 팀워크의 가치를 증명했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GS칼텍스는 안혜진의 복귀 활약에 힘입어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2로 눌렀다. 이날 안혜진은 특유의 영리한 분배와 집중력을 선보이며 세트 성공률 28.23%를 기록했다. 여전히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몸 상태였지만, 코트를 떠나지 않고 팀을 단단히 잡아준 그의 존재감이 주효했다.

전후반 내내 이어진 팽팽한 흐름 속에서 GS칼텍스는 1, 3세트를 먼저 내줬으나, 안혜진의 침착한 조율 아래 4, 5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페퍼저축은행의 강한 중앙 집중 공격과 빠른 서브에도 불구하고 세트 막판마다 빛났던 안혜진의 리딩은 선수들에게 신뢰를 안겼다. 승부처마다 서브 감각을 점차 회복하며 성공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경기 후 안혜진은 “통증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중앙 공격을 살리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는데, 오늘은 시도가 다소 적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는 풀타임 출전 경험을 쌓으며 남은 컵대회에서 경기 감각을 살리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또한 “서브 감각도 회복 중이고 V리그 개막 전까지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GS칼텍스는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향후 일정에서도 선두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수많은 시련 끝에 코트로 복귀한 안혜진의 헌신이 베테랑답게 녹아든 순간, 관중의 박수도 더욱 뜨거워졌다.
하루하루 위태롭던 시간이 쌓여 굳건한 의지로 돌아온 안혜진의 모습은 팀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남겼다. 배구의 계절이 돌아오듯, 코트는 다시 새로운 바람을 품었다. GS칼텍스의 남은 여정은 9월 마지막 주에 열릴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