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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아래 한마음”…진천의 빛나는 축제, 세대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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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아래 한마음”…진천의 빛나는 축제, 세대를 잇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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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축제에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지역의 일이라는 인식이 짙었지만, 이제는 세대와 동네를 넘어 누구나 어울리는 ‘우리의 잔치’가 됐다. 이 변화의 중심에, 47년 역사의 생거진천 문화축제가 있다. 올가을 진천군의 밤하늘에 터지는 불꽃은 단순한 쇼 이상의 의미를 품는다.

 

진천읍을 가득 메운 축제는 그야말로 세대를 아우른다. 한쪽 장터에선 푸짐한 먹거리가 이웃과 가족의 웃음 위에 쌓이고, 옆무대에선 옛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민속예술 경연과 한판 씨름이 펼쳐진다. 군민 어울림 퍼레이드는 지역사람 모두가 한마음 돼 거리를 행진한다. “예전에는 그냥 구경만 했는데, 이제는 누구나 함께 걷는다”라는 SNS 사진과 고백이 속속 올라온다.

먹거리 장터부터 퍼레이드·불꽃쇼까지…‘생거진천 문화축제’ 충청북도 진천서 열린다
먹거리 장터부터 퍼레이드·불꽃쇼까지…‘생거진천 문화축제’ 충청북도 진천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때는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란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체험존과 청소년 무대, 어린이 합창단 공연까지 늘며 가족 단위 인파도 대폭 늘었다. 노인, 장애인이 함께하는 한마당과 청소년 댄스경연, 키즈존까지, 다양한 연령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 구조가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지역에 스며드는 생활형 문화의 힘”이라 부른다. 축제기획을 맡은 한 실무자는 “무대에 오르는 사람, 음식을 나누는 이, 박수를 치는 관객까지 모두가 이 축제의 일부”라며 “도시와 시골의 경계, 세대 차이를 넘어 진짜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을 만든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해는 꼭 부모님 모시고 간다”, “불꽃쇼가 감동적이었다” 같은 후기부터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는 회상까지, 축제는 누군가의 지난 여름을, 누군가에겐 새로운 가족의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사소한 변화 같지만 지역 축제의 의미는 점점 달라지고 있다. 진천의 시간과 사랑, 사람이 머무는 이 축제는 단지 볼거리를 넘어선다. 먹거리와 풍경, 무대와 걸음, 그 모든 순간이 ‘함께’ 살아가는 일상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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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문화축제#진천군#퍼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