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값 7일째 하락”…미국-EU 무역협상 기대감에 안전자산 선호 줄었다
국내 금값이 7일 연속 하락하며 글로벌 무역 협상 기대감과 환율 변동 등 복합적 영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7월 28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1돈 시세는 554,663원으로 25일 대비 2,925원(0.5%) 내렸다. 최근 일주일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며, 18일 560,625원, 21일 564,000원, 22일 565,875원, 23일 569,288원, 24일 556,913원을 기록했다. 28일 시세는 일주일 평균 대비 6,616원(1.2%) 낮은 수준이다.
금값 하락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협상 진전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완화가 자리한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이 일본, EU와 관세 인하 및 대규모 투자 약속을 이끌어내면서 향후 글로벌 교역 환경 개선 기대가 커졌다. 이런 기대감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약화시켜, 안전자산인 금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 금값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28일 기준 국제 금시세(1돈) 살 때 기준은 401.82달러(553,942원), 팔 때 기준 401.99달러(554,183원)로 전일보다 0.63달러(868원)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리스크 완화 분위기가 국내외 금시세 모두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했다.
환율도 금값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79원으로 전일 대비 5.9원 하락, 원화 강세가 금 수입비용을 소폭 낮췄으나 금값 상승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여전히 무역협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대외 변수에 따라 환율과 금값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30일 예정된 FOMC 회의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시장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지만, 만약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금값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한편, 금값은 단기적 하락세에도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최근 1년간 국내 금 1돈 최고가는 613,238원, 최저가는 327,788원이다. 28일 시세는 최고가 대비 58,575원(9.6%) 낮아졌지만, 최저가보다는 226,875원(69.2%)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 속 장기 투자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대외 변수도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 EU가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30%에서 15%로 인하하는 대신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군사장비 구매 계획을 밝혔으나, 실제 이행 방안과 업종별 관세 품목에 대한 이견이 남아 있다. 일본 역시 투자 약속의 실질적 이행을 두고 유보적 입장이다. 향후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금값이 재차 반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금 시세가 공급·수요뿐 아니라 주요국 정치·경제 협상, 중앙은행 정책 변화 등 복합 구조에서 결정된다고 지적한다. 단기 하락세 속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변화,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재부각 여부에 따라 시세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향후 정책·시장 방향은 FOMC 회의와 글로벌 무역협상 추이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