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맛 신제품 열풍”…식음료업계, Z세대 경험 소비에 주목→유행의 구조는
한 봉지의 과자가 새로운 유행의 서곡이 됐다. 식음료업계를 중심으로 번진 멜론맛 신제품 경쟁은 ‘바나나킥’ 이후 50년 만의 바톤이었다. 농심이 내세운 ‘메론킥’이 머스크멜론과 우유의 조합으로 Z세대의 감각을 건드린 순간, 한 주 만에 144만 봉지가 팔려나갔다. ‘먹태깡’을 앞선 이 기록은 오리온의 ‘촉촉한 멜론칩’, 코카콜라의 ‘환타 멜론’, 빙그레의 ‘캔디바 메론소다맛’ 등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멜론의 세계를 일상 속 간식으로 끌어냈다. 여기에 공차의 ‘멜론멜론 밀크티’, 배스킨라빈스의 ‘칸탈로프 멜론 빙수’ 등 프랜차이즈업계까지 뒤따르면서 유통 시장 전반이 멜론을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멜론의 은은한 단맛과 향, 그리고 계절적 상징성이 디저트뿐 아니라 다양한 식음료에 매력적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메론킥’의 성공 이후 멜론맛 제품은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트렌디한 경험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CU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멜론을 활용한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5퍼센트 올랐다고 집계했다. 이는 SNS상에서 초코메론킥, 메론모찌쿠킥 등 독창적인 레시피가 Z세대 소비층을 자극한 효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들은 색다른 맛뿐 아니라 인증샷과 공유 문화를 통해 제품 경험을 소비에 결합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준비된 멜론 기반 제품이 메론킥의 흥행을 계기로 쏟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즉각적 대응과 트렌드를 좇는 젊은 시장의 만남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새로운 경험 소비의 구조를 드러낸다.
오늘도 전국 매대에는 새로운 멜론맛 제품이 들어오고, 소비자는 이전에 없던 맛을 시도한다. 유행의 뿌리에는 단순한 입맛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확장하려는 세대의 행동 양식이 자리한다. 식음료산업이 질문을 던진다. 맛의 혁신은 어디까지 가능하며 소비자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산업의 열기는 앞으로도 여운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