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유로파 트로피 번쩍”…손흥민, 토트넘 첫 UEL 우승→생애 첫 정상
대리석 받침대 위에 올려진 유로파리그 트로피는 손흥민의 오랜 기다림만큼 무거웠다. 다섯 번의 준우승, 그리고 15시즌 동안 이어진 도전의 끝에서 손흥민이 마침내 정상의 문을 열었다. 토트넘의 주장이자 팀을 이끈 손흥민은 마침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축구 인생에 가장 깊은 순간을 새겼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 무대에 선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신중한 접근을 택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양 팀 모두 지키는 데 집중했고, 득점 기회는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가장 치열했던 전반전이 흐른 뒤, 토트넘은 후반 들어 중원의 압박을 강화하며 페이스를 앞서가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 투입되자마자 왕성한 수비 가담과 스프린트로 중원을 활기차게 흔들었다. 그는 상대 역습을 수차례 저지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짧고 빠른 연계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 손흥민이 동료들과 함께 머리 위로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릴 때 경기장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토트넘 팬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었고, 손흥민의 두 눈엔 감격의 빛이 어려 있었다. 그는 함부르크, 레버쿠젠, 토트넘에서 아픔을 딛고 우승에 도달한 자신의 길을 언급하며 “팀과 팬이 꿈꾸던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오랜 기다림이 끝나는 날,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이후 16년 만에 공식 트로피를 추가했다. 동시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한 팀은 깊은 만족과 새로운 희망을 동시에 얻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우승은 한국 축구에도 큰 의미를 남겼다.
대리석 위의 트로피는 무겁게 빛나고 있었다. 어깨를 짓눌렀던 15kg의 무게가 기쁨으로 바뀌던 순간, 손흥민의 눈빛엔 해묵은 그리움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 의지가 깃들었다. 토트넘의 첫 UEL 우승을 이끈 손흥민의 오늘은, 긴 여정 끝에 찾아온 결실이었다. 조용히 환호가 번지는 경기장 안에서 한 선수의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또다시 이어질 내일을 향해 조용히 나아가고 있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 현장의 벅찬 감동은 5월 22일, 전 유럽을 뜨겁게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