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유보 발언”…홍원기, 스톤 부진 딛고 반전→기회 향한 믿음
굳게 닫힌 타석의 침묵 속에서 아쉬운 시선이 머무르는 저녁, 고척돔에는 리더의 신중한 낯빛이 깃들어 있었다. 스톤 개랫을 기다리는 팬들의 조심스러운 응원과, 감독의 무게 있는 침묵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 남아 있는 가능성에 더욱 많은 숨이 실렸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질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맞대결을 앞두고, 홍원기 감독은 스톤 개랫의 슬럼프와 적응 과정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키움이 팔꿈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루벤 카디네스를 대신해 영입한 스톤 개랫은, 메이저리그에서 118경기 타율 0.276과 14홈런을 기록한 검증된 경력을 가진 타자다. 하지만 KBO리그 복귀 이후 3경기 12타수 1안타, 타율 0.083의 아쉬운 성적으로 주저앉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홍원기 감독은 “아직 평가는 유보하겠다”라고 짧게 입을 열었다. 이어 “스톤은 훈련에서 충분히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실전 경험 부족으로 적응이 늦춰지고 있는 듯하다”며, 급박한 팀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더 넓은 기회의 시간을 남겨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팀 사정은 시급하지만 더 많은 기회를 줄 계획이다. 만약 기회에서 타점이나 장타가 나오면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말 속엔 성급한 결정보다는 가능성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또한 이날 선발로 등판하는 김윤하도 관심을 모았다. 김윤하는 선발 14연패를 떠안으며, KBO리그 최다 연패 타이 기록에 다가선 상황이다. 지난 10일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의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그는, 어느 때보다 중대한 이정표 앞에 서 있다. 홍 감독은 “투구 내용은 충분히 괜찮았다. 언젠가 연패를 끊을 수 있다고 본다. 기록에 얽매이기보다, 생각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척돔에 드리운 여름 밤 공기는 팽팽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스톤의 반등, 김윤하의 연패 탈출 시도, 순위경쟁 속에서 지켜볼 관중들의 시선이 하나로 모였다. 순위표 위 작은 변화가 누군가에겐 한 시즌을 바꾸는 커다란 전환점이 되듯, 남은 시간 속에 피어오를 믿음과 기다림은 언제나 야구의 가장 든든한 힘으로 남는다.
납작해진 숨결의 끝자락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엔딩과 내일에 대한 소박한 희망이 머문다.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운명을 가를 경기는 17일 저녁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다. 등 뒤로 지나간 시간만큼 한 번 더 견뎌야 할 자리, 경기가 남긴 작은 질문은 여전히 고척돔을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