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노을·김연자 가을빛 무대”…이치현밴드 감성→세대 명곡 울림에 관객 심장 요동
가을에 문을 여는 익숙한 무대, ‘열린음악회’가 이번 주도 따뜻한 라이브로 시청자의 감성을 두드렸다. 이치현밴드, 노을, 김연자 등 서로 다른 결의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올라 음악이 세대를 잇고, 시간의 흐름을 노래하는 순간을 선사했다. 계절의 변화를 머금은 멜로디와 보컬, 각자의 색채로 물든 가사는 짙어진 풍경을 노래로 바꿨다.
이치현밴드는 ‘집시여인’, ‘당신만이’, ‘추억의 밤’을 들려주며 기타의 진한 울림과 청춘의 향수를 선명하게 불러냈다. 오랜 시간 무대에 섰던 이치현밴드의 목소리와 모습을 바라보는 수많은 관객의 표정에는 지난 여름과 가을, 잊혀졌던 추억이 다시 피어올랐다. 이어진 노을의 무대에서는 ‘늦은 밤 너의 집 앞 골목길에서’, ‘함께’가 조용한 물결처럼 흐르며,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들을 아늑하게 감쌌다. 노을 특유의 섬세한 하모니와 완곡한 감정선이 현장을 진하게 물들이며 소리 너머의 장면을 환기시켰다.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에서는 밝고 경쾌한 리듬이 어린 시절 골목길을 불러냈고,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황혼의 문턱’은 내일을 약속하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을 조심스럽게 덧칠했다. 이기찬이 전한 ‘또 한번 사랑은 가고’, ‘미인’에서는 쓸쓸한 감정과 설레는 기대가 교차했다. 이 무대 위에 남은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오래된 풍경처럼 마음에 파문을 남겼다.
대미를 장식한 김연자는 ‘쑥덕쿵 Remix’, ‘수은등’, ‘아모르 파티’로 관객 석 전체에 드라마틱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 굵고 힘 있는 보이스, 무대 위에서 모두를 이끄는 ‘같이 한 번 더’라는 구령에 객석의 손뼉과 환호는 점점 더 커졌다. 김연자의 흥과 세련된 리듬, 그는 옛 감동과 현대적 에너지를 한데 묶으며 명랑함과 그리움을 동시에 자극했다.
음악은 이처럼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각자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세대를 연결하고, 때론 즉흥의 리듬으로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잔상을 남겼다. 화려함 뒤에 남은 진심의 울림,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만들어낸 연대와 포옹이 따스했다.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이 선사하는 이번 ‘열린음악회’는 9월 14일 일요일 저녁 6시 KBS1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