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1번가’ 지분 100% 4,673억 원에 매각”…SK스퀘어, FI 투자금 회수·SK플래닛 재편 나선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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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 지분 100%가 4,673억 원에 SK플래닛으로 넘어가게 됐다. 10월 29일 SK스퀘어 이사회에서 매각 안건이 의결되며 2018년부터 5,000억 원을 투자한 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상당액이 연내 회수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이커머스 시장 재편과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이날 보유 지분 3,810억 원과 FI인 나일홀딩스의 지분 863억 원, 총 4,673억 원어치를 자회사 SK플래닛에 일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일홀딩스는 국민연금, H&Q코리아 블라인드펀드,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한 투자사로, 5,000억 원 중 3,500억 원을 국민연금이 맡았다. 이번 거래로 투자자들은 동반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라 상당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SK스퀘어, ‘11번가’ 지분 100% SK플래닛에 4,673억 원에 매각…FI 투자금 회수
SK스퀘어, ‘11번가’ 지분 100% SK플래닛에 4,673억 원에 매각…FI 투자금 회수

시장에서는 SK스퀘어의 구조 개편 단행을 이커머스 부문 성장 정체, 기업가치 하락 압박 등 녹록지 않은 업황과 맞물린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으로 11번가를 비롯해 스파크플러스·해긴·코빗 등 투자 지분이 재편되면서, 핵심 사업 통합효과와 브랜드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빅딜이 단순 자산 이동을 넘어 플랫폼–멤버십–데이터의 유기적 결합 등 SK그룹 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유통 전문가는 “SK플래닛이 보유한 OK캐쉬백 포인트와 11번가 이커머스, AI·데이터 역량이 결합될 경우 고객경험 차별화와 수익 기반의 질적 개선 효과가 가능하다”고 했다.

 

제도적으로는 2018년 투자 당시 약정했던 FI 투자금 회수 조건(5년 내 IPO 추진)이 이행되지 않아 옵션(콜옵션·동반매도청구권) 행사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만큼, 대형 투자자 자금 순환에 따른 이커머스 업계 지분구조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SK스퀘어 측은 이번 인수 자금을 자사 증자와 SK플래닛 자체 조달로 마련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번 딜로 SK플래닛은 11번가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OK캐쉬백 혜택을 11번가에 통합 적용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11번가 역시 SK그룹 내에 잔류해 SK플래닛의 데이터·AI 기술과 연계한 AI기반 맥락 커머스 등 신규 전략 마련을 예고했다. 회사는 “주주, 투자자, 고객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 윈윈이 예상되는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SK그룹 또다른 유통 계열사인 SK스토아는 SK텔레콤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매각이 추진 중이다. 인수 후보들이 실사 절차를 밟고 있어 유통계열 재편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향후 거래 종결과 결제 방식, 구조조정 효과가 실제 업계 경쟁력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추가 구조개편 및 SK플래닛 신사업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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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