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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픽스 TKO쇼”…김상욱·박재현, UFC서 제자 반란→준결승 대진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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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시픽스 TKO쇼”…김상욱·박재현, UFC서 제자 반란→준결승 대진 성사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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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매 순간 틈을 노린다. 상하이 케이지 안, 김상욱의 피로 얼룩진 얼굴에는 절박함과 투지가 교차했다. 한 장의 표정, 한 번의 엘보우. 그리고 이긴 자만이 빚어낼 수 있는 환한 미소가 잠시 관중석을 스쳤다. 그 순간, 제자들의 반란은 시작된 것이었다.

 

지난 5월 23일 중국 상하이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에서 펼쳐진 '로드 투 UFC 시즌4 오프닝 라운드: 에피소드 3 & 4'. 김상욱은 일본의 카미야 다이치를 상대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 상대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순간을 잡아냈다. 여러 차례 펀치와 킥으로 상대를 흔들었고, 결국 '크루시픽스' 포지션에서 날카로운 엘보우 연타로 심판의 중단을 이끌어냈다. TKO승과 함께 김상욱은 곧바로 “내가 바로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찾던 파이터”라고 외쳐,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출처=UFC
출처=UFC

이어 박재현도 또 다른 서사를 썼다. 그는 호주의 잭 베커와의 경기에서 마운트 포지션에 올라 거침없이 파운딩을 퍼부었다. 2라운드 3분 56초, 레프리의 선언과 함께 TKO승으로 마무리했다. 박재현은 경기 후 “상대의 힘이 강했지만 기술적으로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는 8월 22일, 두 선수는 각각 중국의 런야웨이, 호주의 돔 마르 판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두고 다시 케이지에 오를 예정이다. 스턴건 김동현과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오랜 시간 갈고닦은 수련생들, 김상욱과 박재현은 이미 아시아 무대에서 당당히 실력과 성실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관중의 숨죽인 긴장과 응원, 그리고 코너에서 뿜어지는 땀방울의 의미는 경기 종료 후에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UFC 무대에 기록된 이번 준결승행은 한국 격투기 선수들의 숨은 저력을 증명하는 또 한 번의 이정표로 남게 됐다.

 

싸움이 끝난 케이지 너머로 조용히 퍼지는 박수 소리,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다시 이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로드 투 UFC’ 시즌4 준결승은 8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또 한 번의 꿈을 향해 이어질 예정이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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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박재현#u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