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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294일 만의 복귀전 쓴눈물”…롯데 유망주 1이닝 9실점→사직 충격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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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294일 만의 복귀전 쓴눈물”…롯데 유망주 1이닝 9실점→사직 충격의 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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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불빛 아래 부산 사직구장의 벤치는 연신 조용했다. 윤성빈은 오랜 어깨 치료와 기다림 끝에 1군 마운드를 다시 밟았지만, 9실점의 그림자를 떨칠 수 없었다. 294일 만의 복귀전에서 유망주 시절부터 받아 온 기대와 현장의 무거운 공기가 뒤엉켜, 오랜만에 찾은 등판이 야속한 흙먼지 속에 파묻혔다.

 

5월 20일, 롯데 자이언츠는 LG 트윈스와의 홈경기 1회 마운드를 윤성빈에게 맡겼다. 시작은 조용한 희망이었다.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복귀전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세 타자 연속 사사구가 이어지면서 갑작스레 경기는 어두운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밀어내기 실점과 적시타, 이어진 위기가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출처=롯데자이언츠
출처=롯데자이언츠

2회도 빠르게 무너졌다. 투구는 흔들렸고, 두 타자 연속 볼넷 후 적시타와 밀어내기로 실점이 적립됐다. 내야 안타까지 겹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를 이어 올라온 박진이 만루홈런을 허용하면서 윤성빈의 책임 점수는 아홉으로 불어났다. 단 한 이닝 만에 4피안타 9실점, 2탈삼진, 7사사구. 마운드 위 한 청년의 복귀전은 이내 참담한 기록표로 남았다.

 

2017년 롯데 1차 지명 유망주. 기나긴 재활과 기복을 이겨낸 끝,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6경기 2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 2.11, 40개의 탈삼진으로 1군 문을 다시 두드렸다. 그러나 사직의 밤, 1군의 벽은 다시금 높게만 느껴졌다.

 

관중들은 환호 대신 안타까운 한숨을 나눴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묵묵히 기다렸던 시간, 그리고 다시 다가온 복귀전의 무게가 사직구장 전체를 감돌았다. 그라운드엔 때마다 큰 꿈을 품는 청춘의 어깨가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다시 시작된 윤성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희망을 안고 다시 마운드에 오를 그날을 기다리는 밤. 윤성빈의 경기와 부산 사직구장의 여운은, 팬들의 가슴에 묵직이 남았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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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롯데자이언츠#lg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