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막세포 직접 제어”…지바이오로직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새 길 연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유승아 교수팀과 바이오기업 지바이오로직스가 협력해, 활막세포 중에서도 특히 공격성이 강한 세포 아형을 찾아내고 이를 직접 억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자 조직과 동물 모델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기존 염증 위주 치료에서 벗어나 질환의 근본 원인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절 손상 억제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구진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환자의 활막세포 중 MIF(대식세포 이동 억제 인자)라는 단백질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산하는 아형(MIF-high FLS)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세포는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기능 이상을 동반해, 활막 내에서 과도하게 증식·이동하며 뼈와 연골 파괴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건은 이러한 병인 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연구팀은 지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재조합 안정화 단백질 ‘갈렉틴-9’을 투입해, 세포의 증식 및 침습을 유발하는 MIF-수용체(CD74·CD44) 경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갈렉틴-9은 염증 신호 차단뿐 아니라, 아예 활막세포의 병적 활성화를 저지하는 원리로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성을 갖는다.
이 기술은 환자 유래 조직을 가진 면역결핍 생쥐 모델과 콜라겐 유발 관절염 동물 모델 실험에서 실효성이 입증됐다. 갈렉틴-9 투여 시 연골·뼈 파괴 및 관절염 증상 완화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기존 엔브렐, 토파시티닙 등 면역반응 억제 중심 치료제와 달리, 병인을 직접 제어하며 재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전략의 혁신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면역매개 관절염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활막세포 아형을 특정해 직접 억제하는 방식은 연구와 임상 모두 선도적 위치로, 국내 연구가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할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신약후보의 임상 진입과 시판까지는 식약처 및 FDA 등 규제기관의 다층적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인체 내 단백질 기반 바이오의약품인 만큼, 안전성과 효과성 검증 과정이 중점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는 연구진의 평가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류마티스관절염은 그간 환자 일생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이라며 “활막세포를 직접 제어하는 신약 후보가 실제 환자 치료 현장에 도달하면 패러다임 변곡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