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퀴벌레 잡으려 라이터 사용”…오산 화재로 30대 여성 사망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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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오산시의 5층 상가주택에서 라이터와 스프레이 파스를 이용해 바퀴벌레를 퇴치하려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화재로 3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커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은 10월 20일 낮, 오산시 궐동의 한 5층 건물 2층에서 시작됐다. 현장에는 20대 여성 A씨가 살고 있었으며, A씨는 집 안에 있던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스프레이 파스와 라이터를 화염방사기 형태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불이 붙으면서 순식간에 실내로 확산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소방 제공
연합뉴스, 경기소방 제공

A씨는 스스로 불을 끄려 했으나 실패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약 40분 만에 진화했지만, 이미 피해가 확산된 뒤였다. 사고로 같은 건물 5층에 머물던 30대 여성 B씨가 남편, 생후 2개월 된 아기와 함께 급히 대피하다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병원 이송 후 숨졌다. B씨는 아기를 먼저 건물 아래로 내린 뒤 뒤따라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거주하던 주민 8명도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화재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A씨 진술에서 “유튜브에서 본 퇴치법을 따라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현재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경찰은 중실화 및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소방 당국과 경찰 모두 위험한 비상식적 벌레 퇴치법의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스프레이와 라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화염 폭발 위험이 크므로 절대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안전 불감증과 온라인 정보 무분별 수용의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다. 시민단체는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교육 강화와 온라인 실험 정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화재는 구조적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며, 당국의 후속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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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화재#바퀴벌레퇴치#중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