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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비빔밥 한 그릇, 댄스 한 판”…부산 자갈치축제에서 바다와 청춘이 만나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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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는 부산 자갈치시장에 음악과 웃음, 신선한 해산물의 내음이 번진다. 예전엔 그저 시장 구경이나 회 한 접시가 전부였지만, 오늘날의 자갈치축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특별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요즘은 축제장에서 회 비빔밥을 나눠 먹고, 젊은 춤꾼들과 K-POP 리듬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SNS에서는 ‘자갈치 인증샷’과 ‘직접 만든 초밥’, 친구·가족의 웃음이 담긴 사진이 빠르게 공유된다. 여행객 최유진(29)은 “외국인 친구와 부산에 왔는데, 회 비빔밥을 직접 만들고, 무대 앞에서 함께 춤추며 부산의 새로운 매력을 느꼈다”고 표현했다.

회 비빔밥부터 K-POP 댄스까지…‘부산 자갈치축제’ 부산광역시 중구에서 펼쳐진다
회 비빔밥부터 K-POP 댄스까지…‘부산 자갈치축제’ 부산광역시 중구에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축제의 구성이 말해준다. 대학가요제와 K-POP 댄스대회는 지역 청년의 끼를, 플리마켓과 버스킹 공연은 예술의 힘을, ‘장어 이어달리기’와 ‘황금물고기 찾기’ 이벤트는 남녀노소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부산광역시와 관련 기관에 따르면, 자갈치축제 기간 국내외 방문객이 매년 꾸준히 늘고, 수산물 소비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는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에도 온기를 더한다.

 

전문가들은 이 축제를 “일상에 바다의 소절을 더하고, 세대와 언어를 넘어서는 열린 경험”이라 정의한다. 오랫동안 참여형 축제 기획에 힘써온 윤지현 씨(문화기획자)는 “음식 하나, 음악 한 곡이 낯선 이들을 친구로 만들고, 부산 일상을 세계로 잇는다는 게 자갈치만의 힘”이라고 느꼈다.

 

축제를 경험한 시민과 여행객의 목소리도 비슷하다. “회 비빔밥을 나누며 처음 보는 이들과 웃었다”, “아이와 장어 달리기 대회를 뛰고, 밤에는 K-POP 무대에서 놀았다” 등 다양한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나도 꼭 가고 싶다”, “부산이 이렇게 신나고 따뜻한 도시였나”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지역의 바다와 젊음, 따뜻한 정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 축제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부산 자갈치축제는 단지 먹고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일상을 환대와 설렘으로 채우는 도시의 리듬 그 자체다.삶의 속도를 천천히 늦추고 바다의 기운을 느끼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또 다른 여행을 만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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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자갈치축제#자갈치시장#k-pop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