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문제 드러나”…김판곤, 클럽월드컵 스리백 실험→울산HD 0-1 패배
고요한 아침을 가르며 울산HD의 첫 패배가 잔잔히 흘렀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을 차분히 격려했으나, 스리백 전술 실험이 남긴 아쉬움은 쉽게 가실 줄 몰랐다. 철저히 준비한 도전, 그러나 첫 단추는 녹록지 않았다.
울산HD는 18일 미국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강호 마멜로디 선다운스에 0-1로 패했다. 김판곤 감독은 폴란드 출신 수비수 밀로시 트로야크를 새 중심으로, 서명관과 김영권을 함께 묶어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중원에는 정우영과 보야니치가 역동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비를 두텁게 지켰다.

경기 초반, 울산HD는 점유율을 높이며 재빠른 측면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상대의 빠른 압박에 차츰 틀이 흔들렸다. 전반 중반까지는 치명적인 위기가 없었으나,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전반 36분, 이크람 레이너스가 중앙을 날카롭게 파고들었고, 김영권의 한 박자 늦은 대응 끝에 결국 골문이 열렸다.
엄원상과 루빅손이 분주히 공격 라인을 뒤흔들었지만, 상대 골문은 요지부동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전반에도 좋은 기회가 있었고, 엄원상과 루빅손에게 더 강한 공격을 바랐다”면서도 “스리백 전술의 조직적 결함이 실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승점을 놓친 울산HD는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F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플루미넨시와 도르트문트가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다. 남은 경기에서 울산HD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이제 22일 플루미넨시, 26일 도르트문트와 차례로 맞붙을 예정이다.
경기장을 지킨 팬들과 SNS에서도 "세계무대 첫 경기, 분명한 가능성이 보였다", "조직력이 보완된다면 반전이 기대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판곤 감독은 “16강이 목표이고, 오늘이 결정적 승부처였다. 남은 두 경기에 집중해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루를 충분히 품은 그라운드는 패배의 아쉬움만큼이나 새벽과도 같은 희망을 품고 있다. 울산HD의 다음 이야기는 6월 22일 플루미넨시전을 통해 이어진다. 뜨거웠던 오늘의 기록은, 곧 또 다른 시작의 전주곡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