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명태균 공천 논란·레고랜드 책임론 격돌”…김진태, 국감서 즉답 피하며 억울함 호소

신채원 기자
입력

강원도정의 핵심 현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격돌이 다시 정가를 뜨겁게 했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원도 국정감사에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과 레고랜드 채무 관련 책임론, 그리고 행정복합타운 도시개발사업 타당성을 집중 추궁하는 치열한 질의가 이어졌다. 여야 간 입장차와 도정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날 국감장을 달궜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춘천 붕어섬, 대관령 풍력단지, 양양 하조대 등 도유지 현물 출자를 통해 강원개발공사의 부채비율을 낮췄지만, 다시 대규모 공사채를 내어 추진하는 행정복합타운 사업이 과연 타당한가"라며 미래세대의 동의도 없는 결정임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 역시 "도청사 이전 부지 변경이 잦은 것은 행정 신뢰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4700세대 공동주택도 아파트라는 명확한 언급 없이 사업 계획에 포함시킨 점을 두고 "편의적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진태 도지사는 "아파트 건립은 대규모 개발에 자연스러운 요소"라며 "경북, 충남, 전남도 도청 이전 당시 아파트를 대규모로 지었던 전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강원도는 4000호 수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2022년 9월 촉발된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사태도 재차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적 관심사인 책임 문제, 지사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김진태 지사는 "보증 선 것을 갚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회생 절차를 진행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언론 보도로 파장이 확대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BNK투자증권과의 협의가 공식 문서 없이 전화 한 통에 그친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레고랜드 금융위기의 파장을 질타했다.

 

가장 큰 쟁점은 김진태 도지사 공천 과정에서 명태균씨가 정치브로커로서 개입했고, 김건희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었다. 이에 양부남 의원은 "명씨에게 레고랜드나 도정 자문을 구한 적이 있나, 공천 과정에서 명씨의 도움을 받았나"라며 집중 추궁했다. 김 지사는 "(명씨는) 알던 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고, 당시에는 심한 비난에 억울함을 느껴 여러 사람에게 사정을 알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건영 의원이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건물 위치 정보를 명씨에게 받았느냐" 묻자, 김진태 지사는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답변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수세에 몰린 김진태 지사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명씨는 지사의 지인 중 한 명이고, 공천 문제에 대해 의논 자체가 무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문했다. 김진태 지사 역시 "당시 부당한 컷오프에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당원과 도민의 선택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강릉 가뭄 대응을 비롯해 평창 도암댐, 양양 오색케이블카 문제 등 강원도 현안을 두고도 잇따른 질타가 쏟아졌다.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면서 강원도정과 김진태 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책 신뢰성을 놓고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행정복합타운 사업의 공공성, 대규모 개발이 남길 재정·사회적 파장, 그리고 도정의 투명성 문제를 놓고 향후 추가 현장점검과 보완대책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신채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진태#명태균#레고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