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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카리나, 숫자 점퍼 그림자”…정치 논란 속 침묵→팬들 상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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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카리나, 숫자 점퍼 그림자”…정치 논란 속 침묵→팬들 상처만 남았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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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어 보였던 거리와 조용한 표정의 카리나, 거기 스며든 숫자 하나가 모든 것을 흔들었다. 빨간 ‘2’가 어깨를 장식한 점퍼 한 장면은 이미 지나간 일상도 낯설게 만드는 힘을 가졌고, 팬덤과 사회 전체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침묵과 격정이 교차하는 그 공간에서, 에스파 카리나의 당혹과 팬들의 분노가 낯선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카리나는 일본 시상식 참석 일정을 맞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전하고 있었다. 사진 속 카리나는 환한 얼굴로 거리를 걷고 있었으나, 소셜미디어 공간은 숫자 ‘2’와 붉은 점퍼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기호 2번’을 활용한 특정 정치인과의 연관설이 언급되면서, 순식간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뜻밖의 논쟁이 치솟았다. 무엇보다 사진이 빠르게 삭제됐음에도 논란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불거졌다.

“카리나 ‘숫자 점퍼’ 논란…에스파 카리나, 정치 프레임 속 침묵→팬들 격앙
“카리나 ‘숫자 점퍼’ 논란…에스파 카리나, 정치 프레임 속 침묵→팬들 격앙

온라인상의 논의는 팬덤 내부는 물론, 정치권 역시 움직이게 만들었다. 국민의힘 이수정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직접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카리나를 두둔하는 입장을 표했다. 백지원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에스파의 히트곡 ‘슈퍼노바’의 뮤직비디오 이미지를 활용한 메시지를 남겼다. 팬들을 향한 위로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연예인을 둘러싼 논쟁과 정치적 이용이라는 의혹만 키웠다.

 

예상치 못한 논란에 팬덤 역시 즉각 성명을 통해 “여성 연예인이 정치적 프레임에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K팝 아이돌을 겨냥한 무분별한 정치 해석과 연예인의 사생활 경계가 점점 더 희미해지는 현실에 대한 반추이기도 했다. 많은 팬들은 “정치 해석의 과잉이 K팝과 아티스트 모두를 지치게 한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들 또한 각종 콘텐츠, 스타일링, 사진 한 장까지도 끝없는 모니터링과 고민이 필요한 현실을 인정했다.

 

일상의 한 장면이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는 시대. 스타의 작은 선택이나 오해도 집단적 파장과 혐오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이 사건은 여실히 보여줬다. 카리나가 보여준 침묵과 팬들이 보낸 위로, 그 교차점에는 K팝 스타의 맨얼굴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무거운 균열이 선명하게 남았다.  팬들의 간절한 성명과 공감처럼,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아티스트의 작은 일상조차 논란 소지로 묘사되는 현실이 씁쓸한 한계를 드러낸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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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나#에스파#슈퍼노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