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승부차기 3-1 완성”…잉글랜드, 결의의 킥→여자 유로 2연패 완성
연장전이 끝나고, 바젤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의 3만 넘는 관중석은 마치 시간마저 멈춘 듯 숨죽였다. 마지막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클로에 켈리는 한순간의 주저함 없이 골문을 꿰뚫었고,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다시 한번 결연한 챔피언의 눈빛을 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승부차기 3-1 완승, 그리고 두 대회 연속 유럽 정상 등극의 순간, 선수들의 환희와 관중의 환호가 경기장을 수놓았다.
잉글랜드는 28일 스위스 바젤에서 펼쳐진 2025 여자 유로 결승에서 유럽 최강 스페인을 연장전까지 1-1로 맞서다 승부차기 끝에 3-1로 제치며 정상에 섰다. 유로 2022 자국 대회 첫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원정 우승의 이정표까지 세웠다.

경기 초반 잉글랜드는 스페인의 빠른 패스와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전반 25분, 스페인이 오나 바틀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마리오나 칼덴테이의 슛으로 연결하며 선취점을 가져갔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클로에 켈리의 정교한 크로스가 알레시아 루소의 헤더로 이어지며 반격에 성공했다. 이후 스페인은 아이타나 본마티를 중심으로 점유율 65%와 22개의 슈팅으로 공세를 이어갔으나, 잉글랜드 골문은 번번이 막혔다.
8강전 스웨덴전 막판 동점과 승부차기, 4강 이탈리아전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토너먼트 내내 진한 드라마를 써온 잉글랜드의 투지는 결승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는 네 명의 키커 중 세 명이 침착하게 골망을 가른 반면, 스페인은 잇따른 실축으로 무너졌다. 켈리는 5번째 키커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우승을 직접적으로 견인했다.
사리나 비흐만 감독은 교체카드 활용과 경기 운영의 노련미를 또 한 번 입증했다. 그는 선수들의 집중력 유지를 독려했고, 세 번째 여자 유로 정상에 오르는 업적도 더했다. 반면 스페인은 본마티가 대회 MVP, 곤살레스가 득점왕을 차지하며 개개인의 활약은 높이 평가받았으나, 결정적 순간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최우수 영플레이어는 잉글랜드의 미셸 아게망이 가져갔다.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이번 2연패로 유럽 최강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스페인은 빼어난 개인 능력을 선보인 본마티, 곤살레스 등 젊은 재능의 등장이 위안으로 남았다.
경기 종료 뒤 그라운드 위엔 기쁨과 눈물이 뒤섞였다. 바젤 밤공기를 가른 잉글랜드의 함성은 유럽 축구사에 또 한 번 새로운 장을 남겼다. 이 역사적인 순간은 현지시각 7월 28일 밤, 수많은 이들의 기억에 오랜 여운을 아로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