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430조원 결제”…삼성월렛, 디지털 지갑 진화로 결제시장 재편
모바일 결제 기술 발전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구조를 크게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5년 8월 도입한 ‘삼성월렛’은 단순 카드 결제 시대를 넘어 실물 지갑 기능을 통째로 대체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2024년 기준 누적 결제금액만 약 430조원을 기록, 이용자도 180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3명 중 1명이 쓰는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업계는 이번 10주년 성과 발표를 ‘모바일 결제 패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 중이다.
삼성월렛은 출시 이래 단순 결제 솔루션에서 ▲교통카드 ▲멤버십 포인트 ▲계좌 이체 ▲항공권·티켓 관리 ▲모바일 쿠폰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디지털 지갑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행정 효력을 갖는 모바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과 국가보훈등록증, 학생증, 각종 전자증명서까지 탑재하는 등 신원 확인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2015년 160만명이던 이용자는 2025년 기준 1866만명으로 약 11배 증가했다.

기술적 차별점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결제 인프라 특성에 맞춰 마그네틱 안전 전송(MST) 방식과 근거리 무선 통신(NFC)을 동시 지원, 별도 단말기 추가 없이 전국 신용카드 매장에서 손쉬운 결제를 가능케 했다. 여기에 지문·홍채 등 생체인증을 조기에 도입해 오프라인·온라인 가리지 않는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나아가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경기지역화폐 등록도 지원하며 실물 카드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시장 영향력 역시 커졌다. 2024년 삼성월렛 연간 결제 금액은 88조6000억원으로, 2016년의 3조6000억원에 비해 24배 늘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 자체가 2016년 23조5000억원에서 2024년 350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데에는 삼성월렛의 가입자 확장 및 서비스 다변화가 핵심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평균 1660만번의 애플리케이션 실행, 연간 1800만명 사용자 기반은 국내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경쟁 구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월렛은 미국, 영국 등 61개국 현지 유수 기업과 제휴를 확대 중이며, 12개국 85개 도시에서 교통카드 대체 서비스까지 구축해 국제 표준 경쟁에 나서고 있다. 환전 및 현지 결제까지 지원하는 등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는 점도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모빌리티 결제 플랫폼과의 경쟁 구도를 선명히 한다.
보안·규제 측면에서는 실물 신분증 행정효력 인정 등으로 인증·본인확인 데이터의 공공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생체인증 등 안전장치 강화로 금융·개인정보 보호에 힘쓰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지역화폐를 디지털화한 뒤, 정부의 마이데이터·모바일 신분증 활성화 정책과도 연계되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기술 접목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 자동화·지능화된 결제 경험 확대가 업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결제 자동화, 맞춤형 금융 서비스 등을 예고하면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추세다.
산업계는 삼성월렛의 10년 흐름이 디지털 지갑 진화와 결제 규제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 못지않게 데이터와 인증, 소비자 보호 체계 등이 모바일 결제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가를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