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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박물관까지”…광명 한여름 여행은 실내외 조합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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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서 박물관까지”…광명 한여름 여행은 실내외 조합이 답이다

허예린 기자
입력

여름의 정점,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광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그저 도심의 한자락쯤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실내와 야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여행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광명에선 오늘 낮 12시, 기온이 31도를 웃돌며 체감온도 역시 30도를 넘겼다. 공기는 쾌적하지만 자외선 수치는 높아, 거리의 햇살은 조금 버거운 느낌. 이런 날 SNS엔 광명동굴 ‘피서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쩍 많아졌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명동굴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명동굴

실제로 광명동굴은 여름철 도심 여행자의 고정 코스가 됐다. 견고한 암벽이 뿜어내는 서늘함, 와인 저장고와 미디어아트 전시, 이색 공연이 어우러져 짧은 시간 안에 계절의 변화를 잊게 한다. 폐광이 문화 명소로 거듭난 풍경에선 ‘이런 여름도 있구나’ 싶은 여유가 감돈다.

 

도심을 벗어난 역사 여행의 거점, 충현박물관은 조선 중기 오리 이원익 선생의 자취를 담은 공간이다. 고택과 유교유물, 넓은 들판 위 잔잔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여름 산책’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광명영회원, 금강정사처럼 주변 전통 공간들도 각각의 고요함과 숲 내음을 지녀, 긴 더위를 천천히 걷게 하는 특유의 리듬을 전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경기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광명 지역 박물관과 실내 명소 방문객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그만큼 ‘밖과 안’을 잇는 계절 여행, 실내외 체험 욕구가 높아졌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행법의 본질이 ‘균형감’에 있다고 표현한다. 여행 칼럼니스트 이현준씨는 “무더위가 길어질수록 동굴, 박물관 같은 공간은 단순한 피서처를 넘어 새로운 계절 경험의 장이 된다”며 “인위적인 환경이 자연과 어우러질 때, 여행의 피로도도 낮아지고 일상 속 작은 환기도 가능해진다”고 느꼈다.

 

현지 주민과 여행객들도 “광명은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숨은 공간을 찾는 재미가 커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아이들과 동굴에서 시원하게 놀다가 충현박물관 마당에서 잔디를 밟으니 하루가 다양하게 채워진 느낌”이라는 체험담도 적지 않다.

 

지금 이 변화는 단지 피서의 트렌드를 넘어, 도심형 여행의 새로운 질서에 가깝다. 광명에서의 하루는 실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각자의 속도로 계절을 만나는 법을 가르쳐준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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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광명동굴#충현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