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한국 투자 매력 저해 우려”…암참, 더불어민주당·정부에 강경 입장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정면 충돌했다. 8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투자환경과 노동개혁의 가치가 맞서는 등 정치권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면담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를 직접 만나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에 대한 업계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한국이 다국적 기업에 더 매력적인 투자지가 되기 위해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치·규제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아시아 허브로서의 한국 위상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업계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병기 원내대표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정책과 투명한 규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란봉투법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정부와 당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면담 이후 허영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노란봉투법은 수정할 수 없다. 본회의에 올라간 대로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노란봉투법이나 배임죄 관련 법안에 경영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암참 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내 입장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암참을 비롯한 미 기업들은 한국의 규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민주당은 법안 강행 처리를 시사하며 한치 양보 없는 태도를 보였다. 김 회장은 면담 직후 “노란봉투법에 미 기업들이 많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번에 통과되더라도 추후 산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입장은 분명하지만, 통과 후 문제가 생기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노란봉투법 상정이 국내외 투자자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노동권보호를 위해서라도 법안 통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내세우고 있다. 무역·경제단체의 경고, 여야 갈등이 맞물리며 8월 임시국회 본회의 전망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민주당과 암참은 조만간 열리는 한미정상회담과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지원, 양국 간 경제·무역협력 확대에 의견을 모았다. 이날 국회는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산업계와 정치권의 이견 속에 입장차가 뚜렷하게 드러났으며,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