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오늘 아침” 붕괴 직전 주상복합→서울 이주 난민의 절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도시의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순간, ‘생방송 오늘 아침’은 붕괴 위기에 내몰린 서울 서대문구 주상복합상가의 처연한 현장을 비췄다. 여전히 그곳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의 표정에는 절박함과 체념이 교차했고, 벽마다 깊어진 균열은 오래된 시간의 숨결 위에 불안을 덧칠했다. 1966년, 서울 최초라는 찬란한 자부심으로 지어졌던 이 건물 속 삶들은 이제 정전과 고장, 녹슨 기둥, 그리고 끝나지 않은 고립의 그림자에 갇혀 있다.
폭우가 휩쓸고 간 뒤, 냉방기와 가스 배관은 멈추고, 어둠이 반복되는 좁은 복도 사이로 상점과 세대가 숨죽여 하루를 견딘다. 하지만 아무도 쉽게 그곳을 등지지 못한다. 2020년 ‘E등급’ 안전진단이 내려진 후 사용 중지 권고까지 받았지만, 치솟는 임대료와 현실적 대안의 부재가 주민들의 발목을 붙잡은 채로, 여전히 수많은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머물 곳을 찾지 못했다.

재개발은 오랜 갈등과 복잡한 이권 다툼에 갇혀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200명이 넘는 건물‧토지 소유주의 이해관계, 낮은 사업 수익성, 무엇보다 노후 건물이라는 꼬리표가 재개발 시행자를 좀처럼 설득하지 못했다. 최근 임시 이주상가가 마련된다는 소식도 일부 주민들에게는 그림자에 불과했다. 그들은 여전히 ‘나만 제외됐다’는 불안, 내일 아침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잠을 설쳤다.
삶을 떠날 수 없는 건 머물 곳이 없기 때문이었다. ‘생방송 오늘 아침’은 재개발, 철거, 그리고 생존의 변곡점에서 갈 곳 없는 이들이 매일을 어떻게 버티는지, 각자의 목소리로 기록했다. 노후화에 방치된 건물은 서울 한복판에 놓인 현실의 사각지대를 고스란히 증명했다. 매일을 위태롭게 이어가는 이 공간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고립감만이 깊어졌고, 그 와중에도 오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한편, 서울 도심의 위태로운 삶의 현장을 담아낸 ‘생방송 오늘 아침’은 2025년 8월 4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MBC를 통해 방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