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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우위 검증”…구글, 슈퍼컴 1.3만배 속도 입증→실용화 시대 신호탄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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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양자컴퓨터 기술이 기존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IT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구글은 '윌로우' 양자 칩 기반의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밝혔으며, 분자 구조 계산 등 실질적 문제 해결에 적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가 양자컴퓨팅 실용화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각),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에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상 첫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실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자 우위란 양자 컴퓨터가 기존 디지털 컴퓨터가 수백만 년이 걸리는 계산을 극적으로 단시간에 처리하는 현상을 말한다. 구글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에서도 1만 3000배 이상 길게 걸릴 문제를 5분 만에 연산 완료했으며, 결과 역시 반복적 실험을 통해 오차 없이 도출됐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의 원리는 기존 비트가 아닌 큐비트(양자비트)를 사용해, 양자 얽힘과 중첩 등 양자역학적 현상을 계산에 적용하는 데 있다. ‘윌로우’ 칩은 지난해 12월 출시에 이어 분자·자석·블랙홀 등 복합적인 자연계 구조를 모사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특히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은 기존 슈퍼컴퓨터의 고전적 처리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분자 내 거리 측정과 복잡한 구조 규명을 가능케 했다.

 

시장성과도 뚜렷하다. 구글과 UC 버클리대 연구진은 총 15개, 28개 원자로 구성된 분자의 구조를 분석했으며, 핵자기 공명(NMR) 데이터를 통해 기존 대비 더 풍부하고 정밀한 화학 구조 정보를 도출했다. 이는 제약·신소재·에너지 등 고도의 정밀 계산이 요구되는 분야에 즉각 활용될 수 있는 기술임을 시사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구글의 행보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 실현은 구글이 최초다. 미국, 유럽, 일본 등도 정부·민간 합작 형태로 양자하드웨어와 연산 안정성 강화에 주력하는 가운데, 구글의 실증 결과는 경쟁사 대비 기술 격차를 한층 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성과의 상용화 및 확대 적용에는 남은 과제도 있다. 구글은 양자컴퓨팅의 연산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오래 지속되는 논리 큐비트’ 구현을 차기 목표로 제시했다. 연산의 신뢰성과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오류 억제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양자컴퓨터 연구의 윤리적 문제, 데이터 보안 등도 중요한 정책·규제 이슈로 보고 선제적 논의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양자컴퓨터 실증에 관여한 학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글의 양자 우위 검증은 기존 컴퓨팅 한계 돌파를 상징하며, 앞으로 10년 내 신약개발·에너지소재·금융 등 각 산업 분야의 게임체인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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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윌로우#퀀텀에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