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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복잡성 줄인 안랩, 엔드포인트 7년 연속 리더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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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통합 보안 플랫폼이 엔드포인트 보안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국내 보안업체 안랩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으로부터 7년 연속 엔드포인트 보안 분야 리더로 인정받으면서, 보안 운영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플랫폼 전략이 산업 내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정이 한국 엔드포인트 보안 기술의 성숙도와 함께, AI 기반 자동화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랩은 18일 발표를 통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이 수여하는 2025 프로스트앤드설리번 베스트 프랙티스 상에서 올해의 한국 엔드포인트 보안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상은 각국 보안 기업의 기술 혁신, 시장 영향력, 고객 가치 등을 종합 평가해 수여하는 상으로, 안랩은 7년 연속 같은 부문을 유지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평가에서 안랩의 플랫폼 기반 엔드포인트 보안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 서버와 PC, 업무용 단말 등 기업 네트워크 끝단에 위치한 엔드포인트는 해킹과 랜섬웨어의 주된 침입 경로로, 보안 솔루션이 복잡하게 얽히기 쉬운 영역이다. 안랩은 이 지점을 겨냥해 여러 기능을 단일 에이전트로 통합하는 구조를 채택해, 고객사의 보안 운영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안랩이 내세운 통합 엔드포인트 플랫폼은 보안 솔루션 간 유기적 연동, AI 기반 운영 자동화, 위협 인텔리전스에 기반한 탐지와 대응 기능을 한데 묶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백신, 침입 탐지, 행위 기반 분석, EDR 등 기능이 각각 다른 에이전트와 콘솔로 운용되는 사례가 많아 관리 인력이 로그를 수동으로 대조하고 정책을 개별 조정해야 했다. 안랩은 이 과정을 하나의 에이전트와 관리 콘솔로 수렴해 정책 배포, 탐지 룰 변경, 경보 대응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 핵심은 AI와 위협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운영 자동화다. AI 기반 분석 엔진은 단말기에서 수집된 행위 로그와 프로세스 정보를 학습 모델에 입력해 알려지지 않은 공격 패턴을 추론한다. 여기에 다양한 침해 사고 사례와 악성코드 샘플을 정제한 위협 인텔리전스를 더해 탐지 정확도를 높이는 구조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이 같은 방식이 단순 기능 나열을 넘어 보안 운영 프로세스를 체계화한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봤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산업 애널리스트 비비엔 푸아는 안랩 엔드포인트 보안 플랫폼이 고객이 겪는 보안 운영 상의 복잡성을 체계적으로 완화한다며, 고객 요구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 엔드포인트 보안 분야 혁신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단일 에이전트 구조가 에이전트 충돌을 줄이고, 패치와 버전 관리를 간소화해 실제 운영 인력의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시장 측면에서 엔드포인트 보안은 클라우드 전환과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확산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로 꼽힌다. 사무실 내부 네트워크 경계가 흐려진 상황에서, 개별 단말의 행위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차단하는 기술이 기업 보안의 중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안랩이 통합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수요 변화가 깔려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 기반 EDR와 XDR 등 차세대 엔드포인트 보안 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와 행위 분석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형 보안 플랫폼이 부상했으며, 각국 규제 당국도 엔드포인트에서 수집되는 로그와 개인정보의 처리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안랩의 7년 연속 수상은 국내 업체가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규제와 인증 측면에서 엔드포인트 보안 플랫폼은 정보보호 관리체계, 개인정보보호 법제와도 밀접히 연결된다. 기업이 보안 운영 자동화와 로그 수집 범위를 넓힐수록 개인정보 비식별화, 데이터 최소 수집 원칙 준수 등 추가적인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뒤따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안 로그가 국경을 넘어 전송되는 경우가 많아, 각국 데이터 보호법과의 정합성을 어떻게 맞출지 또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상국 안랩 마케팅앤드글로벌사업부문장은 7년 연속 수상이 30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고객 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구축한 통합 보안 플랫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직면한 보안 과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안랩이 이번 평가를 계기로 AI 기반 분석 고도화와 클라우드 연계 보안 영역까지 플랫폼을 확장할 가능성도 점쳐 본다.

 

국내 보안 산업 관계자들은 통합 엔드포인트 보안 플랫폼이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운영 인력의 부담을 줄이고, 복잡한 위협 환경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검증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이 같은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데이터 보호 규제와 조화를 이루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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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프로스트앤드설리번#엔드포인트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