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타율 0.320 새 바람”…손아섭 트레이드→한화 1번 타자 반전 드라마
대전구장의 여름밤, 한화팬들의 응원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번졌다. 리드오프 타순과 우익수 자리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한화 이글스는 흔들리던 첫 단추를 바로잡기 위해 베테랑 손아섭을 전격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역대 2천583개의 안타와 0.392의 통산 출루율이 말해주듯, 손아섭이 품은 타격의 내공은 한화 라인업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레이드는 7월 31일, KBO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맞춰 전격 성사됐다. 한화는 NC 다이노스에 2026년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3억원을 내줬다.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에서 통산 2천134경기에 출장해 232도의 도루 기록도 남긴 베테랑이다. 올 시즌에는 옆구리 통증 탓에 제한 출전했음에도 240타수 72안타, 타율 0.300, 출루율 0.362, 득점권 타율 0.313을 기록해 건재함을 증명했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1번 타순과 우익수 포지션 고민에 시달렸다. 1번 타자의 타율은 0.248로 8위, 출루율은 0.320으로 10위에 머물렀고, 우익수 역시 0.258의 타율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황영묵, 이원석, 에스테반 플로리얼, 김태연, 이진영, 최인호, 안치홍을 차례로 배치했으나, 공격 첨병의 역할을 해 줄 해법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손아섭의 합류는 한화 타선의 오랜 숙제를 푸는 시작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손아섭은 지명 타자와 우익수를 겸할 수 있으며, 지난해 NC에서 타율 0.339로 타격왕에 올라 지명 타자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2023시즌 NC의 확실한 1번 타자 역할을 소화했던 경험치도 주목된다. 만약 손아섭이 여전한 타격 감각을 유지한다면, 한화는 1번 타자와 우익수 '투트랙'의 확실한 카드까지 마련하게 된다.
정규시즌 순항과 더불어, 1992년 이후 33년만의 정규 우승, 1999년 한국시리즈 제패를 꿈꾸는 한화에게 손아섭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김경문 감독과 류현진 등 팀의 상징적인 인물들 역시 이번 영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팬들은 새로운 리드오프의 등장이 한화 야구에 어떤 방향성을 불어넣을지, 긴 여운 속에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손아섭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남은 시즌, 우승에 방점을 찍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중이다. 한화의 달라진 모습은 8월 첫 경기부터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