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19개 폭발”…고지원, 선두 굳히기→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운명은
무거운 구름과 함께 긴장감이 내려앉은 제주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해 질 녘 그린에 선수들의 발걸음이 멈춰섰다. 폭우로 2시간 가까이 지연된 경기에서 고지원은 날카로운 집중력을 앞세워 14번 홀까지 6타를 줄여냈다. 중간합계 18언더파, 챔피언조 최전선에 선 '버디 폭격기'의 질주는 골프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3라운드는 9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렸다. 기상 변수 탓에 일부 선수는 경기 종료에 실패했고, 고지원은 남은 4홀을 남겨둔 가운데 19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드림투어를 병행하며 최근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까지 기록했던 상승세가 오롯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고지원은 특히 그린에서 2.02타나 덜 치는 퍼팅 능력으로 라이벌들을 압도했다.

선두와 2타 차로 뒤쫓는 윤이나 역시 고비마다 흔들리지 않는 노보기 행진으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14번 홀까지 버디 16개에 그치며, 이번 라운드에서 고지원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류프를 벗어나는 위기를 침착하게 넘긴 뒤에도 파 찬스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챔피언 타이틀 수성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노승희, 이세희 등 후발주자들도 막판 뒤집기를 노리지만, 중간합계 14언더파로 고지원과 4타 차다. 박성현은 3라운드 1언더파로 4라운드 역전 가능성을 남겼고, 송은아와 이다연, 이수정 등은 소수점 승부의 긴장감을 더했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올랐던 이세희 역시 3위권에서 마지막 반전을 준비한다.
2주 연속 챔피언조 진출과 우승 기록에 도전하는 고지원, 그리고 선두 탈환을 노리는 윤이나의 엇갈린 흐름은 대회 최종일에 최고조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굳은 날씨와 치열한 경기 속에서도 희망과 긴장, 환호를 동시에 품는다.
잔여 4개 홀은 10일 오전 소화되고, 즉시 최종 4라운드가 이어질 예정이다.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고지원과 윤이나의 응집된 집중력, 예측할 수 없는 승부와 함께 아침 그린 위에서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