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가득 채운 빛과 소리”…페스티벌 시월 축제, 일상에 예술이 스미는 계절
요즘 부산의 거리는 더 다채로워졌다. 음식의 향, 맥주잔의 울림,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음악과 예술이 그득하다. 예전엔 특별한 날의 이벤트 같았던 대규모 축제지만, 지금은 도시의 일상이자 누구든 누릴 수 있는 경험이 됐다.
‘페스티벌 시월’이 돌아왔다. 올해도 부산 곳곳에서는 미식과 음악, 영화 그리고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시간들이 속속 펼쳐지고 있다. 벡스코와 해운대, 강변과 골목길을 넘나드는 이 축제는 뮤직, 무비, 비즈니스, 레저 등 10개 테마를 품으며 도시에 색다른 움직임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별히 음식 문화의 깊이를 더하는 고메 파트에서는 요리와 맥주를 함께 즐기고, 재즈와 록 무대에서는 풀잎 사이로 스며드는 라이브 연주에 마음을 내맡기는 이들이 많다. SNS에는 “도시에서 만나는 미식과 음악,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현장 곳곳에서는 취향 다르고 세대 다른 사람들이 나란히 설렘을 경험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이미 수십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부산의 축제 현장을 찾았고, 올해는 참여 기관과 크리에이터, 관람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거리예술 축제, 바다미술제, 드론 라이트닝쇼, 웹툰 페스티벌까지 고루 분포한 프로그램들은 그 자체로 도시 전체의 문화지도를 그리는 셈이다. 아시아창업엑스포와 국제학술대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축제도 이어지고 있으니, 부산은 지금 ‘함께 만드는 예술적 공감대’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지역성을 자산 삼아 시민이 직접 축제를 디자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느꼈다. 미식 전문가와 뮤지션, 창작자와 관객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도시의 일상 공간을 무대로 바꾸는 힘이 커졌다는 해석이다. “예술이 엄숙하지 않으니,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잖아요. 일상에서 이렇게 다양한 문화적 소리를 듣는 게 요즘엔 너무 자연스럽다”며 현장 스태프도 소회를 들려줬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과 친구가 각자 관심 분야를 찾아도 결국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어 신기하다”, “여기저기 걸으면서 우연히 마주치는 공연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일상을 벗어나지 않아도 새로운 나를 만나는 느낌”이라는 글이 쌓인다. 부산 사람들은 축제의 공간적 경계가 사라지는 흐름을 누구보다 가깝게 경험 중이다.
즐거움은 저마다 다르지만, 하나의 도시가 거리와 강, 해변과 전시장을 스스럼없이 연결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한다.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맛과 소리를 나누는 순간마다 일상은 잠시나마 흥분과 설렘에 물든다. 도시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하나의 캔버스가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의 도시 생활은 그 안에서 조금 더 다채롭고 따뜻하게 바뀌고 있다. 올해의 ‘페스티벌 시월’은 단지 축제가 아니라, 부산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새로운 ‘문화 계절’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