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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 오사카에 남은 이름”…1세 여성들의 생, 감동 여운→어둠 속 빛나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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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 오사카에 남은 이름”…1세 여성들의 생, 감동 여운→어둠 속 빛나는 기록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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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오사카의 골목에서 삶을 시작했던 조선의 어린 소녀들은 어느덧 한 세기를 살아낸 이름이 된다. ‘다큐인사이트’는 재일동포 1세대 여성들이 품은 고단함과 생명력, 그 위태롭지만 단단한 삶의 빛을 따라가며 카메라를 세밀하게 들이댄다. 세월의 주름마다 깃든 생의 의지를 바라볼 때, 시청자들의 마음에는 오래도록 소환되는 잊히지 않는 온기가 번져간다.

 

오사카의 거리에 첫 발을 내딛던 아이들은 민족적 차별과 굳센 성차별의 그림자에 둘러싸이며 자랐다. 학교 문턱을 밟지 못했지만, 작은 손에는 누군가를 위해 흔들리지 않는 책임이 쥐어졌다. 절망 앞에서 서로의 이름을 어루만진 동포 청년들과 사랑을 이루고, 삶을 가꾼 이들은 이국의 땅에서도 가족과 함께 울고 웃었다. 그것은 오롯이 자신들의 뿌리를 지키려 한 몸짓이자, 잃지 않으려 버틴 소박한 꿈이었다.

오사카에 남은 시간…‘다큐인사이트’ 1세 여성들, 민족의 삶→교감의 기록 / KBS
오사카에 남은 시간…‘다큐인사이트’ 1세 여성들, 민족의 삶→교감의 기록 / KBS

희미해지는 시대의 끝에서 ‘우리서당’은 이들에게 지난 시간을 기록할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어린 시절 배움에서 소외됐던 여성들은 1994년 세워진 우리서당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2001년, 조선인으로 마지막을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 ‘사랑방’도 꾸려졌다. 여기서 2세, 3세 후손들은 1세 어머니의 세월에 조용히 손을 얹고, 역사와 운명이 반복되는 자리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었다.

 

이호경 PD는 “이제 그 기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재일동포 1세 여성들이 보여준 유쾌함과 생명력을 소중히 담아야 한다는 바람을 곁들였다. 마침내 이름을 되찾은 이 순간, 손끝에 전해지는 위로와 희망의 무게가 시청자 가슴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는다. 이상이 평범한 오사카 골목을 가득 채운다.

 

한편 ‘다큐인사이트–오사카 백세인생’은 2025년 6월 19일 밤 10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가라앉는 해 질녘, 천천히 사라지는 온기를 카메라로 담아낸 이야기가 시청자들을 조용히 기다린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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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오사카백세인생#이호경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