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험 자동화로 연구패러다임 전환”…한국화학연, 자율실험실 구축 본격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이 연구실 실험 환경에 본격 도입되며, 화학연구 산업의 연구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연구자 개입 없이 실험 전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분석까지 맡기는 ‘자율실험실’ 구현을 본격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AI와 로봇 기술의 실질적 융합이 실험 데이터 축적과 반복실험 효율화, 연구 정확도 제고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자동화 실험실은 로봇 장비가 화학소재 합성 실험을 직접 수행하며, 실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분석돼 24시간 중단 없는 연구가 가능하다. 여기에 AI가 실험 조건 설계부터 결과 분석까지 통합 지원하는 ‘AI 자율실험실’ 구현이 기본 목표로 제시된다. 기존 연구실에서는 연구자가 수작업으로 실험을 반복하며 데이터 수집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으나, AI 자동화 전환으로 연구 속도와 정밀성 모두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AI 실험 자동화는 신약개발, 신소재 및 정밀화학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며, 최적 실험조건 탐색, 복잡한 변수 조합 분석 등이 인공지능에 의해 빠르게 이뤄진다. 특히 연구자들은 반복적 업무에서 벗어나 창의적 설계와 해석에 집중할 수 있는 실효적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R&D 현장에서도 AI와 자동화의 결합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미국, 중국, 유럽 주요 연구기관들이 이미 AI 기반 자율실험실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화학연구원이 대표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AI 연구개발 환경 혁신을 정책적으로 지원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인프라 확충, 현장 밀착 R&D 자율화, AI 기반 자동화실증센터 구축 등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AI와 과학기술의 융합이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핵심동력”이라며 “연구자와 AI가 협업하는 창의적 연구환경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AI 자율실험실이 실제 현장에 안착할 경우, 국내 연구개발 속도와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