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백 세 모녀의 봄길”…김인수·이재숙, 세월 안은 가족→뜨거운 인생 나눔
산뜻한 햇살 사이로 떠나는 인생의 유람, ‘인간극장’ 속 김인수와 이재숙 모녀는 100년 세월을 어루만지는 봄날의 기록을 새겼다. 맏손자 조동현까지 세대가 어우러진 이들 가족의 여행은, 분홍빛 꽃길을 따라 깊은 시간의 무게와도 천천히 마주했다. 캠핑카에 실은 쌓인 사연과 애틋한 정은 따스함 가득한 밥상처럼 가족의 오랜 기억을 다시 데워냈다.
1925년에 태어난 김인수는 또렷한 눈빛으로 어린 시절의 학교와 손주들의 봄날까지 세심히 기억해내는 백 세 어르신이다. 남편 대신 부산 국제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여섯 남매를 홀로 길러야 했던 세월, 그 어깨 위 주름에는 손길을 건네기도 어려운 상실과 고단함이 스며 있다. 세 아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에도 결코 흔들림 없이 남아, 전부를 내주던 품 넓은 마음이 자녀들과 손주들을 묵묵히 지탱해왔다.

이재숙은 어머니의 인생에 닿는 삶을 택했다. 동생의 죽음 이후 12년째 모진 시간이 함께했고, 어머니의 뇌경색 이후 다시 가족을 물가에 붙잡는 역할을 맡았다. 일흔을 넘어서도 끊이지 않는 배움과 열정, 보험설계사에서 공인중개사로, 대학 졸업장과 인공지능 강의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걸음은 쉼 없이 이어진다. 어머니가 건넨 성실함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딸에게 새겨져 있었다.
백 세 생신날을 조용한 잔치 대신 선택한 이번 여행엔, 집 밖으로 따라나선 어머니를 향한 가족의 작은 바람이 담겼다. 곱게 핀 꽃길과 햇살 속에서 맞이한 봄, 전국을 누비는 캠핑카에서 건네는 가족의 환대, 통영과 진천, 밀양, 그리고 오랜 고향 선산까지 길 위에서 만나는 지난날의 기억은 웃음과 눈물, 용서와 그리움으로 이어졌다. 손자가 운전대를 잡고, 딸은 어머니 곁을 지키며, 세월의 무상함과 함께한 추억을 함께 나눴다.
국제시장 좌판에서 불을 밝히던 어머니의 손길, 지친 몸에도 멈추지 않았던 따스한 고집, 가족을 감싼 넉넉한 마음은 봄볕 아래 더욱 빛났다. 마지막엔 케이블카에 오르며, 지나온 인생을 조심스레 더듬는 모녀의 뒷모습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후회 없는 순간을 택하려는 이재숙의 바람, 백 세 세월을 견디어낸 김인수의 담담한 미소가 시청자 마음까지 온화하게 물들였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과 송가인의 따뜻한 심사로 웃음과 감동을 전한 ‘팔도가인’ 6화 대전편에 이어, 7화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인간극장’의 5부작 ‘100세 엄마와 꽃 따라 길 따라’는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아침 7시 50분에 방송되며, 온 가족이 함께 걸었던 봄날의 특별한 시간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