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단기 국채 열기 속 장기물 시들…금리곡선 더욱 가팔라져→세계 채권시장 불안 커질까”
미국 재무부 국채 시장에 부는 바람은 짧고 굵은 긴장으로 채색된다. 짙은 새벽 어귀에서 출발한 5년물, 2년물 같은 단기 국채 경매에선 해외의 손길이 쏟아져 사상 최고 수준의 수요가 쌓였다. 78%에 달하는 5년물 국채 간접 낙찰률은 기록의 새 고지를 세웠다. 외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응집된 결과였다. 5년물의 표면 금리는 시장의 기대에 비해 낮게 잠깐 머무르다 지나갔다. 치열하게 몰린 응찰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도 매력을 인정받은 셈이었다.
반면, 시계 너머로 길게 펼쳐진 20년·30년물과 같은 장기물 국채 시장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20년물 경매에서 5.047%라는 압도적 금리 수준이 제시됐고, 미국 국채의 금리 구조는 한층 더 가팔라졌다. 미국 재정적자의 적설과 감세정책의 그림자, 그리고 공급 확대에 대한 우려가 뒤섞이며 장기물 수요는 점점 그늘 속에 들어섰다. 이튿날 30년물 금리는 4.9758%에 도달하며 심리적 저항선에 가까워졌다. 미국 국채 2년물, 10년물, 30년물 금리는 각각 4.021%, 4.503%, 4.983%를 기록해 장단기 금리 차를 또렷이 드러냈다.

그 사이에서, 전 세계 채권 시장의 흐름은 한층 가파른 경사로 미끄러진다. 로드애벳앤코의 리아 트라우브 소장은 “금리 곡선은 이제 더욱 경직되고 수요 위축이 장기금리 상승을 자극한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JP모건은 최근 국채 투자자 중 금리 상승, 즉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이가 13%로 늘었다고 밝혔으니, 이는 2월 이후 최고치다.
블룸버그 등은 매도세의 확산과 금리 상승 압력이 여전히 미 국채시장을 흔드는 요인임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금리의 매력이라는 달콤함 뒤에 USA의 재정적자, 정책 혼선 같은 변수가 숨어 있음을 경고한다. 명확해지는 것은 앞으로도 미국 국채시장의 파고는 꽤 냉정하고, 파급력 있는 시간의 흐름을 예고한다는 점이다. 세계 채권 시장과 투자자들은 그 파동 앞에 다시 한 번 신중히 발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