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공급”…체리자동차, 중국 시장 판도 변화→기술 주도권 쟁탈전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경쟁 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체리자동차에 6년간 8GWh 규모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완성차 업체에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수주를 성사시킨 것은 국내 업계 최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체리자동차 주력 전기차 모델에 LG의 첨단 삼원계 46시리즈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해당 계약 금액을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중국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오랜 기간 CATL, BYD 등 로컬 업체의 독점 구도 속에서 외국계 진입이 극도로 제한돼 있었다. 실제로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맹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이 45.9%, BYD가 22.5%, CALB가 7.5%로, 중국 로컬 배터리업체들의 벽이 95%를 상회한다. 체리자동차는 2024년 글로벌 판매량 240만대, 수출물량 110만대를 기록하며 중국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기존 국영, 민영계에서 자국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이 일반적이었으나, 체리자동차가 LG에너지솔루션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46시리즈의 전기차 성능, 가격 경쟁력, 안전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방증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지름 46㎜, 높이 80∼120㎜에 이르는 신규 폼팩터로, 2170 배터리 대비 출력 5배, 용량 6배 이상을 확보했다. 삼원계(NCM) 소재를 기반으로 저온 환경에서도 높은 충전 효율과 지속적인 출력 성능을 자랑하며, 한 번 충전에 주행 가능한 거리 역시 대폭 연장됐다. 공간 활용성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력, CTP(Cell To Pack) 대량생산 공정에서의 강점까지, 46시리즈는 현 시점에서 전기차 시장의 최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46시리즈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 양산 역량을 대규모 수주로 전환시킨 사례”라며, “중국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둔 것이 향후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 구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리비안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와 잇따른 대규모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의 기술·생산 리더십을 굳히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체리자동차 공급에 맞춰 추가 협력 프로젝트 논의도 병행될 전망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과 고객 가치로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46시리즈 신규 폼팩터의 세계적 확장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신제품 양산 체제 구축과 글로벌 공급 파트너십 가속을 토대로, 세계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