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신규상장주 109.6% 폭등”…공모주 시장, 단기 매수세 몰리며 변동성 확대
봄볕이 무르익는 5월의 증시에서, 새롭게 상장된 공모주들이 만개한 꽃처럼 화려한 수익률을 뽐냈다. 한국거래소가 23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8개 기업 공모주의 평균 수익률이 109.6%에 달했다. 이들은 상장 첫날의 들뜬 분위기를 증명하듯, 절반이 넘는 4종목이 종가 기준 공모가 두 배에 안착했다.
나우로보틱스는 299.3%라는 눈부신 상승률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어 원일티엔아이와 인투셀,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이 각각 90%를 웃도는 수익률을 이어갔다. 5월에만 신규 상장된 이들 8종목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 역시 93.8%로, 전월 흐름과는 대비되는 활기를 증시 전체에 불어넣었다.

단지 숫자의 나열로만 볼 일이 아니다. 4월 신규상장주 3종목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15.9%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의 ‘에이유브랜즈’와 ‘쎄크’는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고, ‘한국피아이엠’만이 61%의 상승세를 누렸다. 한 달 사이 투자심리는 극적으로 변했고, 시장에는 다시금 기대와 열기가 번져나갔다.
글로벌 금융 환경도 이러한 공급에 힘을 보탰다. 미국 정부가 관세 유예 움직임을 보인 이후 투자자 심리가 빠르게 녹아들었고, 이에 따라 증시 전반에도 매수세가 강화됐다. 투자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책 변곡점 앞에서, 빠른 수익 실현을 갈구하는 듯 보였다.
공모주 열기의 한복판에는 7월부터 시행되는 의무보유확약 제도 강화가 자리한다. 이 제도는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하는 공모주 물량의 40% 이상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는 조건 하에 우선 배정토록 한다. DS투자증권 조대형 연구원은 규제 전 ‘미리 담기’ 심리가 투자자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하반기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기관의 심리적 위축과 개인 투자자의 단기 투자 성향이 맞물리며, 주가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선임연구위원 또한 “국내 공모주 시장에 자리 잡은 당일 수익실현 문화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화로운 통계 뒤에는 시장의 이중성이 숨겨져 있다. 빠른 수익을 좇는 단기 매매와 제도 변화가 서로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실개천처럼 흐르는 투심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 지표의 춤사위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7월 의무보유확약 강화와 하반기 공모주 시장의 새로운 균형점이 증시의 흐름을 다시금 결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이들은 변동성 확대와 단기적 매수세의 함의, 그리고 혁신적 제도 변화가 가지는 두 겹의 파동을 함께 읽어낼 필요가 있다. 실물 경제로 번지는 감각과 숫자의 언어, 그 어귀마다 복잡하게 얽힌 시장의 리듬을 한 번 더 곱씹으며, 각자의 가치와 속도를 점검해야 할 때다. 7월 제도 시행, 그리고 이어질 하반기 신규상장주들의 흐름이 투자자와 시장 모두에게 크고 작은 물결로 다가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