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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들의 영업비밀”에 스민 40년 그리움→미혼모 모녀 재회 앞 정적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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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들의 영업비밀”에 스민 40년 그리움→미혼모 모녀 재회 앞 정적의 미로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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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사진처럼 어렴풋한 시간의 경계가, ‘탐정들의 영업비밀’ 무대 위에 들이웠다. 젊은 시절 사회의 냉정함을 온몸으로 견뎌낸 한 미혼모는 오랜만에 불 꺼진 스튜디오의 중심에 섰다. 홀로 아이를 품고, 사랑과 이별의 흔적 속에서 외롭게 버틴 세월이 있었다. 결혼을 앞두고 맞닥뜨린 연인의 이별, ‘아이는 지우라’는 말 한마디에 남은 것은 오직 품에 안긴 작은 생명뿐이었다. 남편도, 가족도 없던 지난날. 누구의 손도 빌릴 수 없던 현실에서 미혼모는 마침내 가장 극적인 선택을 결심하게 됐다.

 

갓 돌 지난 딸을 연인의 큰형에게 입양 보내던 순간, 마음 한구석은 이미 텅 비어버렸다. 친자식처럼 돌보겠다는 큰형의 약속이 언젠가 이 아이의 인생에 따사로운 버팀목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세월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의뢰인은 새로운 삶을 시작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한때 지나쳤던 동네 옷가게에서 마주한 소녀의 낯익은 얼굴이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그 적막한 공기 속에서 ‘분명, 내 딸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회한으로 번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 소녀 역시 입양으로 자라왔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엄마의 상처는 다시금 생생히 되살아났다.

“정적 흐른 순간”…‘탐정들의 영업비밀’ 미혼모·입양딸 재회 미로→40년 만의 진실 실마리 / 채널A
“정적 흐른 순간”…‘탐정들의 영업비밀’ 미혼모·입양딸 재회 미로→40년 만의 진실 실마리 / 채널A

출연진 모두는 “정말로 친딸이 맞을지”, “혹시나 재입양을 겪은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입을 모았다. 오랜 시간 묻혀 있던 가족의 아픔이 방송을 통해 드러나면서, 현장은 흐르는 정적에 잠겼다. 진실을 좇는 ‘탐정들의 영업비밀’ 팀의 집요한 추적은 사라진 시간 속 미궁을 하나씩 들춰내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무겁게 만들었다. 모녀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지난 세월의 골목길을 함께 건넜을 때, 다 풀리지 않은 숙제가 남아 있음을 모두가 절실하게 느꼈다.

 

방송은 어쩌면 모든 어머니의 내면에 남겨진 그리움과 용서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옷가게에서 스쳐 지나간 소녀의 모습, 그리고 홀로 남겨졌던 엄마의 뒷모습이 교차하며 가족이라는 운명의 힘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방송을 통해 모녀의 인연이 실타래처럼 엮여가며, 40년 만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서자 시청자들은 조용한 울림과 공감을 동시에 나누게 됐다. 기구한 운명에 맞서 온 미혼모와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16일 밤 9시 30분,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 전파를 탄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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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들의영업비밀#미혼모#입양딸